물가 폭등으로 노동자·서민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30대 기업의 기업주들은 최대 이윤을 챙기며 배를 불리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회장 정몽구(7조 3천3백29억 원)와 부회장 정의선(2조3천1백6억 원)은 천문학적 부를 축적하며 세습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기아차 사측은 2005년에 노·사 합의한 ‘심야 노동 철폐를 통한 주간연속2교대 근무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 회사의 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세계 최장이다.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조기에 소진시킬 뿐 아니라, 가정 불화와 정년 퇴직 후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를 가져온다.
심야 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끔찍한 수준이다. 독일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심야노동은 위장 장애와 암 등 각종 질병 유발은 물론이고 약 13년 이상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 때문에 이미 유럽·미국·일본 등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주간2교대제 근무를 시행해 심야 노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야간 근무시간에는 좀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야 근무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야간이라고 볼트를 적게 조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하루에 자동차 4백 대를 조립하게 되면 10초~1분 마다 반복 작업을 해야 한다. 이렇게 작업을 하다 새벽 시간이 되면, 어느새 내가 일하는 사람인지 콘베이어 벨트의 부속품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연상하면 꼭 맞다.
주간연속2교대제는 이런 현실을 개선해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더구나 이 제도의 시행은 다음의 두 가지가 뒷받침된다면 또 다른 중요성도 가질 수 있다.
첫째, 노동시간을 실질적으로 단축해야 한다. 현재 열 시간 이상 되는 노동시간을 하루 여덟 시간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렇게 되면,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대규모로 창출할 수 있다.
둘째, 시급제가 아닌 월급제로 임금 형태를 변경해야 한다. 이것은 적은 기본급 때문에 잔업·특근을 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은 노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투쟁에서 현대·기아차 노조는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을 내걸고 싸워야 한다. 이것은 건강권 확보는 물론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불법파견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전투적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와 주간연속2교대제 투쟁을 결합하는 데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