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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강령 후퇴:
민주노동당 강령, 무엇이 후퇴했나?

민주노동당의 새 강령을 이전 것과 나란히 읽으면 완전히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25쪽에서 5쪽으로 분량이 줄었거나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 계승” 문구가 삭제된 것만이 아니다. 노동·계급·제국주의·성소수자 문제를 비롯해 보수정당과 구분되는 주요 항목의 내용이 모두 후퇴했다.

6월 19일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강령 후퇴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당원들 30퍼센트의 대의원들이 강령 후퇴를 반대했고, 당대회 후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기존 강령은 “노동해방, 인간해방의 사회주의적 가치를 계승”하며, “노동자와 민중이 … 진정한 주인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했다. “왜곡된 생산 질서를 바로잡”아야 하고, “착취적인 생산관계로부터 노동해방을 이룩하여 노동자가 정당한 보상과 사회적 존경을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또 노동자가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 완성의 주체”라고 규정했다.

그런데 새 강령에선 “노동계급의 정치세력화 완수”라는 목표는 사라졌고 여러 부문 중 하나로 노동의 지위를 격하시켰다. 이전의 민주노동당의 포부는 “노동 존중사회 실현”으로 대체됐다. 사회의 주인이며 투쟁의 주체로 봤던 노동자를 존중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상당수 노조 활동가들이 “누가 만든 정당인데 묻지도 않고 바꾸느냐”며 분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체에서 대상으로

소수자 억압 문제에서도 새 강령은 후퇴했다. “성적 소수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소수자들이 … 정정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쟁을 할 것”이라던 내용이 “성 소수자 등의 인권 향상에 노력”한다고 바뀐 것이다. 국민 참여당 강령의 “성 소수자 등 … 은 자신의 정체성을 실현하기 위한 보편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반제국주의 문제에서도 후퇴했다. 기존 강령은 “불평등한 한미 군사조약과 한미 행정협정을 폐기하고, 핵무기를 완전히 철거하고, 미군을 철수시킬 것” 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었다. 이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보장체제”를 구축하고 “제국주의적 이해를 위한 도구”인 UN 등을 “해체”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새 강령은 이것을 “남북 군축과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 체제를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킨다”로 바꾸어서 평화체제를 위한 선결적 과제였던 주한미군 철수를 평화체제 구축 이후 순위로 돌렸다.

결국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옛 강령의 급진성을 빼고 전반적인 후퇴를 감행한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다양한 정치 세력이 함께할 강령”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민참여당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