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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강령 후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6월 민주노동당 정책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2000년 창당 때 만들어진 강령을 전면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강령을 내놓았다. 새 강령은 3분의 2를 가까스로 넘겨 통과됐다.

그러나 강령을 둘러싼 투쟁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새 강령을 새 통합 진보 정당의 강령을 제정할 때 민주노동당의 안으로 내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통합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광범하게 단결해 새 정당의 강령이 민주노동당의 새 강령 수준에서 제정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이 신문의 다른 기사들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새 통합 진보 정당의 강령 문제는 단지 사회주의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운동과 진보운동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새 통합 진보 정당의 강령이 분명한 진보 강령이 되기를 원하는 광범한 세력과 개인 들이 단결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새 강령을 통과시키려 했던 듯하지만, 대의원 30퍼센트가 새 강령을 반대했다는 사실은 광범한 단결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실제로, 지금 노동자 운동과 진보 운동 내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강령적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 운동의 지향과 인식의 지평을 협소한 민주주의 수준으로 한정해 놨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와 비판이 수증기처럼 증발되지 않고 개혁주의 정치 지도자들의 우경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으려면 모종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특히, 민주노동당 창당의 핵심 주역이라 할 수 있는 민주노총 간부들 상당수가 창당 강령의 폐기에 매우 비판적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도 이런 기류를 사전에 인지했었던 듯하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했다.

민주노동당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에도 동맥경화증에 시달렸던 당의 구조는 분당 이후 노동조합과의 연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노동조합과의 최종 결별은 결코 아니다) 노동자 당원들의 활동이 마비되면서 노동계급의 압력에 훨씬 더 둔감해졌기 때문이다.

노동계급의 영향력 전달 통로가 위축되면 지배계급 사상에 더 쉽게 굴복하고, 그래서 다시 노동계급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 그리 되면 대대적인 우경화가 더한층 촉진될 수 있다.

따라서 노동계의 비판적 목소리의 결집은 개혁주의 정치 지도자들의 우경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새 통합 진보 정당이 좀더 노동계급 중심성에 근거하게 하도록 하는 강력한 압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강령적 후퇴는 우경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들은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끝없이 말하고 있다.

이것이 실천에서 뜻하는 바는, 새 통합 진보 정당을 “진보정당 독자적 생존력 확보”보다 민주당과의 동맹을 위한 부속물로 전락시키려는 것이다.

새 통합 진보 정당의 강령을 둘러싼 투쟁은 이런 개혁주의 정치 지도자들의 우경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핵심 고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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