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사관, ‘서울 불바다’ 영상 제작:
학살 정당화하려다 여론의 역풍 맞고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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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유튜브 공식 계정 등에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학예회가 열리는 도중 공습 경보가 울리더니 폭격이 있고 피투성이가 된 여성이 복면을 쓴 남성들에게 끌려가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의 제목도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 보세요”였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 아키바 토르는 “이스라엘과 멀리 떨어진 동아시아의 한국인들에게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이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대사관은 해당 영상에 관한 보도자료도 언론에 배포했다.
그러나 그 영상은 금방 비공개 처리됐다.
이스라엘 대사관의 기대와 달리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한국 외교부마저 영상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자 서둘러 내린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누리꾼들의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다.
“우리는 누구처럼 남의 땅 뺏지도 않았고 장벽 쳐서 창살 없는 감옥 만들지도 않았고 민간인 가득 찬 병원 공격도 안했어요,” “정작 가자지구 학교 성당 병원에 여성 및 아이들 가둬놓고 죽이는 건 이스라엘이면서 뭔 피해자 코스프레지? 진짜 어이가 없다. 정작 크리스마스날 죽은 건 팔레스타인인들인데” 등.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한반도 긴장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악용해 이스라엘의 학살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이런 조잡한 영상을 내놓은 것은, 한국에서도 이스라엘의 학살에 대한 반감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이 크리스마스 당일에 가자지구에서 살해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수가 320명이 넘는다. 10월 7일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 세력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2만 1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다. 그중 8000명이 어린이다.
윤석열 정부가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한국 국회가 하마스 규탄을 강조한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적잖은 한국인들은 공식 정치권과는 달리 이스라엘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서울 도심에서 매주 열리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을 바라보는 거리 시민들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이스라엘 대사관도 이를 의식하며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공격해 왔다.
10월 7일 공격 직후 첫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서울에서 열리자 이스라엘 대사관은 집회 참가자들을 유대인 혐오자라고 비난했다.
또, 한국의 진보 정당들이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라는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가 적힌 현수막들을 걸자 이 또한 유대인 혐오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이번 ‘서울 불바다’ 영상 소동은 이스라엘 대사관이 추방돼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국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계속되고 더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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