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노동자들, ‘참여당 통합 반대’ 기자회견:
“민주노동당이 부끄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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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민주노동당 수임기관 4차 회의장 앞에서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을 비롯해 쌍용차·기륭전자·현대차 노동자들이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참여당 통합 반대 1차 금속 노동자 선언’에 참가한 6백18명을 대표했다. ‘금속 노동자 선언’은 단 3일 만에 금속노조 본조, 경기·경남·경주·광주전남·구미·부산양산·인천·전북·충남 지부, 동희오토·쌍용차·유성기업·만도·기아차·한국지엠·현대차·현대차 비정규직·현대차 아산·현대차 판매 등 전국에서 조직됐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금속 노동자들은 한진중공업·쌍용차·재능 등 장기투쟁 작업장 ‘공동투쟁단’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너무 답답하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껴서 모이게 됐다”고 했다.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참여당과의 통합에 결사적으로 반대합니다. 진보는 진보끼리 통합해야 합니다.
“지금 시대의 화두인 정리해고, 비정규직 누가 늘렸습니까. 김대중 정부 때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노무현 정부 때 비정규직 문제가 첨예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정리해고 당사자인 쌍용차 동지들이, 비정규직 당사자인 기륭 동지와 현대차 비정규직인 제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 중단되지 않는 한, 참여당이 어떤 사과를 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 금속노동자 선언’을 적극 조직하게 됐고, 단호히 반대하는 행동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선언은 계속될 것입니다.”
쌍용차지부 고동민 조합원은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이 아니라,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는 진보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해 참여당의 공만 말하고, 과오에 대해선 말하지 않습니다.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여당은 신자유주의 세력이고, 이들은 우리의 파트너가 아닙니다. 참여당과의 통합,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 되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기층에서 수많은 문제 의식들이 있을 것입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인다면] 앞으로 민주노동당의 신뢰를 회복하기 더 어려울 것입니다.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중단해야 합니다.”
초심
기륭전자분회 유흥희 조합원은 “민주노동당의 초심은 무엇인가” 하며 말문을 열었다.
“저는 국민승리21 때부터 민주노동당과 함께했습니다. 그런데 대체 우리의 초심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당가를 부르는 게 부끄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초심은 진보대통합입니다. 새세상을 꿈꾸는 것이고, 노동자 정치세력화하자는 것입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은 안 됩니다.”
이어 현대차지부 정동석 조합원이 말했다.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3일 만에 3백 명이 넘는 동지들에게 서명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금속 노동자들의 목소리입니다. 노동자들은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의 통합을 바랍니다.
“참여당과의 통합이 아니라, 진보진영이 단결해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투쟁 등 노동자 투쟁에 연대해야 합니다. 강력한 투쟁은 대중의 의식도 급진화시킬 수 있고, 이럴 때 통합진보정당도 선거에서 지지를 넓힐 수 있습니다. 2004년에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피켓팅은 계속됐다. 노동자들은 수임위원들이 회의장에 입장할 때마다 “참여당과의 통합은 안 된다는 의견을 내주십시오” 하고 호소했다.
김형우 부위원장과 유흥희 기륭전자분회 조합원은 이정희 대표에게 직접 ‘참여당 통합 반대 1차 금속노동자 선언’ 연서명자들의 명단을 전달했다. 김형우 부위원장은 “금속 노동자들, 특히 정리해고·비정규직으로 고통받는 우리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 소식이 당혹스럽다. 우리의 의견을 수용해 달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금속 노동자 선언’을 앞으로 더 확대하자고 다짐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