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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 이집트 혁명가 아흐메드 인터뷰:
“우리는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집트 단체 ‘4·6 청년운동’의 창립자 중 한 명인 아흐메드 마헤르 이브라힘 엘탄타위(사진)가 ‘2011 서울 민주주의 포럼’ 참석차 11월 7일 한국을 방문했다. 아흐메드는 자신이 무바라크 정부의 탄압을 받아 감옥에 갇혔을 때 한국에서 ‘다함께’가 주도해 여러 사회단체들이 함께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이집트 민주화 운동 지지 시위를 벌인 것에 큰 감사를 보냈다. 그는 “다함께와 한국 단체들의 이집트 민주화 운동과 혁명 지지 활동이 이집트 신문에 빠짐없이 보도됐다”며 그것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2006년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이집트 민주화 운동에 연대한 다함께 ⓒ사진 임수현
2007년 6월 이집트 민주화 인사 석방과 민간인 군사 재판 반대 기자회견 ⓒ성경현

이집트 혁명은 아직 목표한 것을 다 성취하지 못했습니다. 타흐리르 광장을 점거하고 무바라크 정권을 타도하기를 바랐고, 우리는 이것을 성취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무바라크 개인을 몰아내기를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사회질서를 바꾸기를 원했고 사회정의를 바랐습니다.

이집트 민중은 이것을 성취하려고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적 단체, 노동조합 등 다양한 부문의 요구를 대변하는 조직들을 결성하려고 싸우고 있습니다.

지금 이집트를 통치하는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는 이런 움직임을 가로막는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952년부터 이집트를 통치해 온 군부가 정치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그들은 다가올 선거에서 옛 무바라크 정권 인사들과 자신과 타협한 후보들이 최대한 많이 당선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선거는 겉모양은 공정해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바라크 정권 인사들이, 다른 한편으로는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정당과 같이 군부와 종종 타협하는 ‘실용주의적’ 정당들이 많은 표를 얻을 것입니다. 이집트 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혁명가들은 단지 적은 표만 얻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 군부는 10월 9일 콥트 교도 공격 사건에서 드러나듯이 민중을 이간질하려 합니다. 물론 이집트에는 콥트 교도를 공격하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극소수일 뿐이며 이번 사건은 이들이 주도한 것이 아닙니다. 사건의 진상은 간단합니다. 군부가 의도적으로 콥트 교도 시위대를 학살한 것입니다. 군부가 죽인 26명 중에는 ‘4·6 청년운동’ 회원도 있었습니다.

뉴욕 월가 점령 운동에 참가한 이집트 활동가들과 이집트 혁명가 아흐메드(가운데)

제 생각에는 이집트 군부가 진정한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집트 민중은 날이 갈수록 최고군사위원회의 진정한 실체를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콥트 교도들은 종교적 권리를 성취하기 위해, 무슬림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서로 단결해서 군부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혁명 이후 노동자 투쟁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정권 아래 진정한 노조 활동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노동자들은 새로운 노조를 건설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최고군사위원회는 새로운 노조 결성 움직임과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무바라크 정부와 비슷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최근 대규모 파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의와 평등

노동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내걸고 싸우고 독립적 조직을 건설하는 것은 이집트에서 진정한 시민사회를 건설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입니다.

모든 이집트인이 사회정의를 바랍니다. 물론, 그것이 정확히 의미하는 바는 좀 다릅니다. ‘4·6 청년운동’이 바라는 사회정의와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원하는 사회정의가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복지, 교육을 바라고 자유로운 정당 활동이 보장되고 군부가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다양한 단체들이 이 요구를 쟁취하는 데 힘을 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근에 뉴욕 ‘월가를 점거하라’ 운동의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외에도 타흐리르 광장 점거에서 영감을 얻은 운동들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저는 이 다양한 운동들이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사회정의와 평등을 바랍니다.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의 투쟁, 유럽 스페인과 그리스의 투쟁, 지금 뉴욕 월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은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청년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이런 다양한 운동들은 서로 결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운동도 이런 움직임과 결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을 주고 도울 수 있습니다. 다함께와 한국의 단체들이 이집트 활동가들을 도왔던 것처럼 말이죠. 이런 움직임을 통해 우리는 세계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정리 김용욱

 ‘4·6 청년운동’은 이집트에서 역사적인 마할라 쿠브라 노동자 투쟁을 지원하고 무바라크 독재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전 이집트인들의 총파업을 2008년 4월 6일에 벌이자고 했기 때문이다. 아흐메드는 이 단체가 페이스북 등에서 벌인 활동이 큰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인터넷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층에 뿌리를 내린 운동의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의 조직적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