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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점거하라’ 운동:
모이자! 12월 10일 2차 국제 공동 행동의 날

‘월가를 점거하라’ 운동이 호소한 10월 15일 국제 공동 행동의 날에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무려 82개 나라 1천5백여 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전 세계 노동자·민중은 1퍼센트 부자를 위해 99퍼센트에게 경제 위기의 고통을 떠넘기는 현 경제 시스템이 잘못됐고 그것을 바꾸고 싶다는 공통된 염원 아래 단결했다. “1퍼센트에 맞서는 99퍼센트”가 이 운동의 주요한 구호가 됐고, “기업의 탐욕이 아니라 인간의 필요가 우선하는 체제”를 요구한다는 것은 이 운동이 반자본주의 운동임을 보여 준다.

10월 22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Occupy 서울’ 2차 대회 급진적 열기가 넘쳐나는 ‘점거하라’ 운동은 한국의 운동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반자본주의 정서는 계속 자라나고 있었다. 론스타의 먹튀나 저축은행 부도 사태와 관련된 금융자본의 탐욕과 비리는 사람들의 지탄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단지 금융자본에 대한 반감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2008년 촛불시위에서는 단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뿐 아니라 1퍼센트만을 위한 정책을 펴는 이명박 정부에 맞선 다양한 요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폭로·비판하는 장하준 교수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런 반자본주의 정서는 10월 15일 국제 공동 행동에서 운동으로 나타나기 시작됐다. 아랍 혁명과 유럽의 긴축 반대 운동에서 시작된 반자본주의 운동은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으로 매우 빠르게 확대됐고, 전 세계적인 반자본주의 운동의 성장이 한국 운동을 고무한 것이다.

‘Occupy(오큐파이) 서울’ 국제 공동 행동도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이명박 정부는 시청 광장을 봉쇄하며 집회를 가로막았지만, 10월 15일 대한문 앞에서 1천여 명이 참가한 ‘Occupy 서울 국제 행동의 날’ 시위가 열렸다.

디딤돌

집회는 매우 급진적인 열기로 넘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자본주의는 고장 났다”, “1퍼센트에게 세금을, 99퍼센트에게 복지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스페인에서 온 청년들도 “그리스 노동자 투쟁을 지지한다”, “혁명이 유일한 해법이다” 등의 구호를 쓴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10월 22일 시청광장에서 열린 ‘Occupy 서울’ 2차 대회에도 다양한 사회단체, 진보 정당, 노동조합, 학생단체 등이 앞서 열린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치고 참가했다.

‘점거하라’ 시위는 한국 운동의 성장에 큰 디딤돌이 됐다. 특히 “1퍼센트만을 위한 한미FTA 반대한다”,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 우리가 대안이다”는 구호를 유행시키며 한미FTA 반대 운동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줬다. 민주당의 오락가락에 영향받아 다소 침체돼 있던 한미FTA 반대 운동에 새로운 자극과 활기를 가져다 준 것이다. 한미FTA 반대 운동은 ‘Occupy 서울’ 집회를 디딤돌 삼아 박원순 당선 이후 사기 고조를 이용해 크게 전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거하라’ 운동이 한미FTA 반대 운동으로 환원될 수는 없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며 경제 위기를 낳은 자본주의 자체에 반대하는 운동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위기와 고통전가 속에 이에 맞선 저항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한국의 운동에도 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우파와 기성 언론들의 왜곡·축소와 달리 이 운동을 촉발시킨 미국의 ‘점거하라’ 운동은 계속 심화하고 있고, 그리스·이탈리아 등에서는 긴축에 반대하는 운동이 성장하면서 긴축을 추진한 정부들을 무너뜨렸다. 영국에서는 11월 30일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공공부문 파업이 벌어진다.

또, ‘월가를 점거하라’ 시위에 영감을 준 이집트 민중은 혁명의 상징인 타흐리르 광장을 다시 점거하고 군부 퇴진을 요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우리는 ‘점거하라’와 같은 국제주의적 반자본주의 운동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확대, 1천만 원에 이르는 대학 등록금, 물가폭등, 전세대란, 공공요금 인상, 실업률 폭등 등으로 노동자·민중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특히 반자본주의 좌파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점거하라’ 운동에 연대해야 할 뿐 아니라 이 운동의 영감을 한국에도 알리며 반자본주의 운동을 발전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국제주의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인 좌파가 이 운동을 건설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하는 것은 명백하다. 함께 힘을 모아 협력하면서 ‘점거하라’ 운동을 성장시켜야 할 좌파의 어깨가 무겁다.

우선 12월 10일 ‘Occupy 서울’ 국제 공동 행동 건설에 주력하고, 계속해서 전 세계 운동과 연대하며 한국의 운동을 더욱 발전시키자.

‘Occupy 서울’

제2차 국제 공동 행동의 날

일시: 12월 10일(토) 오후 4시

장소: 서울 대한문 앞

주최: 99퍼센트 행동 준비회의 www.occupy-seo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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