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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경찰 소환 항의 기자회견:
“‘해적기지’ 비판은 전혀 문제될 수 없습니다”

7월 5일 오전 10시 마포경찰서 앞에서 “제주해적기지” 표현에 대한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3월 해군 참모총장은 “제주해적기지”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김지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석 달이 지난 6월 4일 경찰은 김지윤을 조사하겠다며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다함께를 비롯해 다양한 단체 활동가 30여 명이 참가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자들도 20여 명이나 모여 높은 관심을 보여 줬다. 심지어 〈조선일보〉와 중앙TV 기자들도 취재하러 왔는데 주최측은 조중동과 종편의 취재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히며 이들을 돌려보냈다.

“해적기지라는 표현에 전혀 문제가 없다” 해군과 경찰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제주 해군 기지 반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는 김지윤 씨 ⓒ박재광

해군 당국과 경찰의 탄압을 받고 있는 김지윤 씨는 발언에서 자신의 “해적기지라는 표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밝혔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과 이 투쟁에 연대해 온 수많은 활동가들이 해군이 해적과 하나도 다를게 없다면서 울분과 분노를 토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바로 그런 울분에 공감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 것이고 이후에 온갖 공격 속에서도 그런 뜻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가 지난 3월 강정마을에 찾아갔을 때 오히려 강정마을 주민들은 오히려 제게 힘을 북돋아 주며 끝까지 함께 싸워달라, 해군이 해적과 다를 게 없다며 제게 끝까지 싸우자며 힘을 주셨습니다.”

김지윤 씨는 이틀전 고권일 강정마을 주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와 한 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고권일 공동대표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해상팀 활동가들에게도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며 “정부는 정작 불법을 저지르는 자들은 그냥 두고 불법을 막으려는 자들만 처벌하려 든다. 항상 응원하고 있으니 끝까지 함께 하자” 하고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1백 개 단체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는 지금도 제주에서 매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미사와 기도회, 절하기가 열리고 있다며 자신과 수많은 성직자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밝혔다.

“해적이 뭡니까? 해안가에 사는 주민들의 물건을 빼앗고 그들로 하여금 그곳에 살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들, 그들이 해적입니다.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군사도시로 변하고 선량한 주민들은 그곳에 살 수가 없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군사기지가 들어선 마을에서 벌어져 온 일입니다.”

조헌정 목사는 이런 군비 투자가 동북아에서 불안정만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에서 제일 가는 자살 국가. 여러분, 이 불명에 어디에서 출발하는 겁니까? 많은 돈이 복지에 들어가지 않고 군사 무기 수입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군사무기 수입하면 우리나라 강대국 되는 겁니까? 평화 보장되는 겁니까? 미국이 세계 제일의 군사 강국입니다. 그러나 9.11 막지 못했습니다. 결코 무기가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군사기지가 결코 우리에게 평화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조헌정 목사는 “여러차례 기자회견에 참가했지만 오늘처럼 자랑스럽고 떳떳한 경우가 없었다”며 표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7월 5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제주해적기지” 표현에 대한 경찰 수사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박재광

오준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현지 주민과 시민들을 짓밟으면서 소수의 토건 재벌과 군부 등 특권층의 안전만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적보다 더한 존재”라고 비판했다. 오준규 총학생회장은 해군 당국의 고소 취하와 경찰의 수사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며 굳건한 연대 의지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김지윤 씨에 대한 탄압에 맞서는 것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여러차례 공격해 온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운동의 일부임을 밝혔다. 또 최근 이뤄지고 있는 ‘종북’ 마녀사냥 등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광범한 공격에 맞서는 투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지윤 씨에 대한 수사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에는 제주강정마을회,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전국대책회의,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노총, 통합진보당, 반전평화연대(준),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향린교회 사회부, 다산인권센터 등 1백 개 단체와 강정마을 주민 2백7명이 동참했다.

그동안 이미 문정현 신부,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진보개혁인사들과 세계적 석학 노엄촘스키 등 세계 곳곳의 활동가들도 연대 성명을 보내온 바 있다.

이 정부와 경찰이 김지윤 씨에 대한 수사와 사법처리를 계속 추진한다면 이런 연대와 항의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