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경찰 소환:
김지윤 수사도 해군기지 건설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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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오전 10시 마포경찰서 앞에서 김지윤 씨의 “제주 해적기지” 표현에 대한 경찰 수사항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 등 시민·사회 단체 대표와 활동가 30여 명이 참가한 이 기자회견에서 김지윤 씨는 “해군 당국과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강정마을 주민들을 짓밟고 있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입니다. 또 국가기관이 비판의 성역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고소고발하며 국민을 위협하는 짓을 이명박 정부는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하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해 온 조헌정 목사는 “여러차례 기자회견에 참가했지만 오늘처럼 자랑스럽고 떳떳한 경우가 없었다” 하며 김지윤 씨를 방어했다.
“해적이 뭡니까? 해안가에 사는 주민들의 물건을 빼앗고 그들로 하여금 그곳에 살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들, 그들이 해적입니다.”
김지윤 씨와 지지자들의 강력한 항의와 당당한 태도에 경찰은 부담감을 느낀 듯했다. 경찰관은 ‘말 실수를 하더라도 이해해 달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김지윤 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부당한 경찰 수사에 당당히 맞섰다.
한미일 동맹
최근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해 온 강동균 강정마을회장도 수사하기로 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반대운동을 위한 모금을 ‘불법 기부금품 모집’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강동균 마을회장은 “지난해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과정에서 56억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았는데 이것도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의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사법부는 김지윤 씨 등을 수사할 자격이 없다.
경찰은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잔인하게 공격해 온 당사자다. 검찰은 이명박의 온갖 비리를 덜어주며 최악의 불신을 받고 있다.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해서 큰 지탄을 받고 있는 대법원장 양승태는 용산 참사 판결에서 “경찰의 진압 작전은 정당한 공무 집행”이라고 해서 정의를 내팽개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와 권력자들이 이토록 집요하게 추진하는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이 동아시아 전역에서 펼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의 일부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서 발사돼) 괌과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로 향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MD 체계를 갖추고 싶어했는데 제주도가 그 최적의 요충지로 여겨져 왔다. 이 MD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한일 정부 사이의 군사 협정이 필요했는데 이번에 논란이 된 한일군사협정도 그 일환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이 자칫 휘발유에 불을 붙이듯 대중 운동을 촉발해서 자신들의 이런 구상에 차질이 생길까 봐 두려워한다. 최근 ‘제2의 촛불이 일어날까봐’ 한일 군사협정 추진을 연기한 것도 이것을 보여 준다.
따라서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굽힘없이 건설해 나가는 게 중요하고 김지윤 씨를 방어하는 것은 이를 위한 중요한 고리다.
강정마을 주민 2백7명을 비롯해 1백여 개 단체가 연명하고 30여 명의 지지자들이 참가한 7월 5일 기자회견은 이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동이었다.
그 점에서 수사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경찰 소환 등 수사 자체가 탄압인데다 ‘MB 심부름센터’ 검찰에게 ‘공정’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김지윤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며 동북아시아에서 불안정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 일환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강력하게 김지윤 씨를 방어해서 이명박 정부의 탄압을 좌절시키고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대의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