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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쟁:
‘3년 무쟁의’를 뚫고 “핵심 요구의 상당한 진전”을 이루자

현대차지부가 사측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를 결의했다. 지부는 7월 13일과 20일 금속노조 파업에 함께할 계획이다.

사측과 우파 언론은 역겹게도 현대차지부의 이런 파업 계획을 비난하고 있다. “금속노조 일정에 따른 파업 수순”이라는 것이다.

현대차지부 쟁의와 금속노조의 파업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금속노조의 파업 요구도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염원인 심야노동 철폐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다.

6월 13일 금속 노동자대회에서 투쟁을 결의하는 노동자들 ⓒ이미진

사측과 우파 언론들은 또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파업”이라고 비난하지만, 저들이 “정치적 목적” 운운하는 것은 정말 역겹다.

재벌들이 우파 정치인들에게 뒷돈대고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언론들도 정치적이긴 매한가지다. 그래서 올해 언론 노동자들이 MB의 언론 장악에 맞서 투쟁했던 것 아닌가.

현대차 노동자들의 주간연속2교대제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는 금속노조 뿐 아니라, 심야노동과 비정규직에 고통받는 다른 부문 노동자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대차 투쟁이 승리하려면 정치적으로 싸워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단결, 기아차와의 공동 투쟁, 다른 부문 노동자와 연대와 단결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정치적으로 투쟁하는 것이고, 승리할 수 있는 길이다.

트집과 비난

사측과 우파 언론이 “정치 파업”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현대차 투쟁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현대차는 현재 한국 수출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노동자들이 “3년 무쟁의”의 겨울을 지나 파업을 준비하는 것이 진저리치게 싫은 것이다.

따라서 저들의 비난에 가장 효과적인 반박은 강력하게 싸우는 것일 테다.

한편, ‘현장혁신연대’ 등 일부 우파 ‘현장 조직’도 지부의 파업 계획을 비판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투쟁 일정에 함께하는 것은 “현장 조합원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현대·기아차 공동 투쟁은 “기아차에 유리한 지형만 제공할 것”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첫째, 금속노조의 파업이 왜 현대차 현장 조합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가?

주간연속2교대제나 불법파견 정규직화는 충분한 투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게 쟁취할 수 있는 요구가 아니다. 따라서 금속노조 파업에 함께하는 것은 이런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해 근육을 단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금속노조의 파업 요구들은 현대차 노동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속노조 파업이 성공적으로 벌어진다면, 이것은 현대차 투쟁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현대차 노동자가 금속노조의 다른 부품업체·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함께 내걸고 파업하는 것은 보수언론과 정부의 “귀족노조” 운운하는 헛소리에 일격을 가하는 것이기도 하다.

단결

셋째, 하나의 적에 맞서, 현대차와 기아차 노동자들이 단결해 싸운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고무할 일이지, 트집 잡을 일이 아니다.

현대차지부 문용문 지부장은 “우리 조합원의 절박하고 정당한 3대 핵심요구에서 상당한 진전이 없는 한, 타결 시점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이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려면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요한 의제들을 쟁취하려는 싸움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최대한 밀어붙일 수 있는 데까지 투쟁해야 한다.

주간연속2교대제에서도 우리 측이 먼저 양보하거나 굽히고 들어가서는 안 될 것이다.

‘3무 원칙’(임금 삭감, 노동강도 강화, 노동유연화 없는)은 조합원들의 열망을 반영해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협상 결과를 보면 지부 지도부가 “생산량 만회를 위한 노동강도 강화” 수용 등 후퇴하는 주장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 싸워 보지도 않고 후퇴를 모색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열망을 비껴가는 것이다.

게다가 사측은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정규직지부의 요구를 분리시키고 분열시키려 할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분열된다면 우리 힘이 약화된다. 분열과 분리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고, 그러려면 정규직지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볼 때, 지부 지도부가 2년 미만 비정규직 1천5백64명 계약 해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발표한 것은 옳았지만 적극적 행동이 뒤따르지 않았던 것은 비판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3대 핵심 요구의 상당한 진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말을 뒷받침하는 실천과 투쟁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