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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파병은 수단의 비극을 악화시킬 뿐이다

이 기사를 읽기 전에 “[성명] 남수단 파병은 중앙아프리카에 대한 패권과 석유를 위한 것이다!”를 읽으시오.

9월 27일 국회는 아프리카 남수단에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파병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방부는 남수단의 재건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남수단 파병은 그동안 수단을 괴롭혀 온 제국주의 지배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공병과 의무병 중심이라는 말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에 지방재건팀을 파병할 때도 같은 말을 했지만, 이후 내부적으로 기동타격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런던에 사는 수단인들이 6월 30일 독재와 긴축에 반대하는 모국의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수단의 비극은 제국주의 군대가 아니라 민중 자신의 투쟁으로 끝낼 수 있다. ⓒ사진 출처 abudoma (플리커)

무엇보다 수단의 역사는 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의 역사다. 20세기 초 영국은 수단을 식민 지배하면서 남북을 분리시켰고, 나중에는 수단 남부인과 북부 무슬림이 전혀 다른 민족이라고 선포하며 분열을 부추겼다.

1956년 수단은 영국에게서 독립했지만, 곧 남과 북 사이에 내전이 발발했다. 1984년에 수단 남부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1980년대 미국은 자국 석유 기업 쉐브론이 수단 남부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북부 정부를 지원했다. 1990년대 초 이슬람주의 정권이 들어서자 쉐브론은 철수했고, 미국은 수단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 올리고 폭격을 가했다.

2000년대 초 수단 지배계급이 분열해 권력을 놓고 서로 싸우면서, 그 결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다르푸르 학살이 발생했다.

석유

그 사이에 중국이 끼어들어서 수단 석유 사업의 3분의 2를 장악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오랜 내전 끝에 치뤄진 남수단 분리 선거에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고 이번엔 남수단을 지지했다.

이처럼 제국주의 열강은 오직 수단의 석유에만 관심이 있었다.

수단 석유의 대부분은 남수단에 묻혀 있다. 한국군이 남수단에 파병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남수단이 안전하다는 국방부의 말도 거짓말이다. 남수단의 독립 이후에도 남과 북 사이에는 폭격기를 동원한 충돌이 계속됐다. 최근 ‘국경없는 의사회’는 치안 불안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중단했다.

한국군 파병은 수십 년간 수단 민중을 괴롭힌 제국주의 지배를 강화시키고, 한국 청년들을 위험으로 내몰 뿐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미 군대를 파병한 5개국(아프가니스탄, 레바논, 소말리아, 아이티, 아랍에미리트)의 파병 연장 동의안도 준비 중이다. 이들 나라에서도 한국군은 해당 지역의 분쟁 가능성을 높이고 제국주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번처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언제 싸웠냐는 듯이 사이좋게 이것을 통과시키려 할 것이다. 진보진영은 남수단 파병 결정 즉각 철회와, 모든 파병 한국군 즉각 철수를 주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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