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르포]목숨을 걸고 가자로 들어간 ‘민중 호송대’:
이집트인들이 연대의 위대한 힘을 보여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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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11월 19일, 폭격이 한창인 상황에서 5백 명이 넘는 이집트인들이, 그중 일부는 여권도 없이 라파흐 검문소를 넘어 가자로 들어갔다. 예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아예 꿈도 못 꿨던 일이다.
우리는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관계가 혁명 이전과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깨뜨리고 가자 민중에게 연대를 표현하고자 했다.
또 현재 이집트 대통령 무르시에게 예전에 무바라크가 쓰던 정책을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자 했다. 지금 우리는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어떤 단서도 없이 가자로 향하는 국경을 개방하라고 요구한다.
8대의 버스로 구성된 우리 ‘민중 호송대’는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를 포함한 몇몇 좌파 단체들이 조직한 것이다. 특별한 소속이 없는 활동가, 노동자, 의대생 등도 참가했다.
원래 우리는 제비뽑기로 버스마다 여권을 갖고 있는 다섯 명씩을 뽑아서 가자로 들여보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집트 국경 책임자가 “당신들 모두 통과시키겠다”고 말해 우리를 놀라고 기쁘게 했다.
투쟁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의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쟁 없이 이뤄진 게 아니다. 우리는 국경에 도착하자마자 시위를 벌이고 농성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건너편 가자에 도착한 우리는 단전이 계속되고 포탄이 근처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폭탄이 떨어질 때마다 내 몸이 떨렸다. 우리는 부상자를 위문하기 위해 가자에서 가장 큰 시파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있는 모든 이들이 이집트인들이 가자에 온 것을 보고 “타흐리르 광장을 우리에게 전해 왔다”며 행복해 했다.
가자에 사는 팔레스타인들은 폭격에 정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경악할 일이었다. 나는 의사와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병원을 돌아보았다. 병원에서 만난 이들은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용감하고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의사는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병원 뒷마당에 떨어지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부상 상황과 가자에서 그들의 삶에 대해 우리에게 설명했다.
일부 환자들은 다리가 절단됐는데 어린이와 여성 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으며 우리를 맞이했다.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저항에 연대하기 위해 죽음을 무릎 쓰고 찾아온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한 아이에게 말했다. “곧 회복되길 바래”. 그가 대답했다. “적에 맞서 싸우는 훈련을 받으려면 빨리 나아야 해요”. 우리는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민중이 직접 연대하는 것이 백 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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