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임금은 올리고 일은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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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과 단체협상을 앞두고 현대차 사측은 “악화일로의 현대차, 과도하고 무리한 임단협 요구안”이라며 노조 비난을 시작했다. 보수언론은 “엔저와 경기 침체에도 밥그릇만 챙기려는 강성노조가 문제”라며 거들고 있다.
그런데 현대차는 5월까지 이미 올해 판매 목표의 절반을 채웠다. 지난해에는 당기 순이익을 9조 5백63억 원이나 챙겼다.
이런 이윤 잔치에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지난해 현대차 평균 노동시간은 2천4백44시간이다. 2천5백 시간을 넘게 일한 노동자도 1만 7천6백63명이다. 한국 제조업 평균인 2천1백 시간보다 적어도 한 달 반을 더 일한 셈이다.
이는 턱없이 낮은 기본급을 보충하려고 노동자들이 잔업과 특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금에서 기본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3.7퍼센트에 불과하다. 나머지 40퍼센트 이상이 연장근무, 특근 등 수당이며 그 나머지가 상여금과 성과급이다.
밤샘노동이 폐지됐지만, 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그 대가로 생산량을 맞춰 주겠다고 합의해 노동강도는 도리어 높아졌다. 노동시간도 여전히 길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13주 동안 주말특근 거부 투쟁이 벌어진 것이다. ‘주6일 근무’ 고착화와 강화된 노동강도에 대한 불만이었다. 이 투쟁은 마무리됐지만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주말특근 거부 투쟁 중간 평가는 본지 104호를 보시오.)
올해는 임금과 노동조건 후퇴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적극적인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노동조합이 잘 조직된 현대차에서 임금과 노동조건 후퇴없는 노동시간 단축 투쟁의 전진을 이룬다면, ‘박근혜식 노동시간 단축’에 맞설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최근에 불거진 통상임금 소송 문제를 기본급을 대폭 올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기본급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투쟁에도 적극 연대해야 한다. 특별교섭이 재개되면 사측은 정규직 임단협과 비정규직 문제를 분리시키려 힘을 쏟을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분열해서 수혜를 얻을 건 사측 뿐이다.
비정규직 투쟁 연대는 통상임금 소송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비난을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해 투쟁을 돌아보면, ‘무쟁의 3년’을 깨고 살아나고 있는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노조 지도부는 투쟁을 철저하게 부분파업만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올해 4월 29일 1공장 노동자들이 지도부의 특근 합의에 반대해 조업을 거부하며 투쟁했다.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 투쟁에서 드러난 불만은 해결된 것 없이 임단협으로 유예됐다. 아쉬움은 있지만, 주말 특근 거부 투쟁은 현장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 준 사례다. 지도부가 싸울 때는 함께 싸우되, 투쟁을 하지 않을 때는 독립적으로 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