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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전면 개정 증보판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꼭 읽어야 할 “보석 같은” 사회주의 입문서

전면 개정 증보판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존 몰리뉴 원작, 최일붕 편집·번역, 책갈피, 280쪽, 13,000원 ⓒ도서출판 책갈피

“그렇게 가까이에서, 그렇게 생생한 불평등을 목격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 한편에 맨해튼의 고층 건물들로 상징되는 기업 자본의 천문학적 부와, 다른 한편에 미국 사회의 실패와 냉대로 말미암은 완전한 타락이 지척에서 공존했다. …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은 이런 상반된 현상이 나란히 존재할 뿐 아니라 동전의 양면이라는 사실, 착취와 소외로 얼룩진 자본주의 체제의 산물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런 깨달음 때문에 나는 사회주의자가 됐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에 실린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됐는가”의 한 대목이다.

존 몰리뉴를 사회주의자로 만든 자본주의의 현실은 거의 50년이 흘렀지만 나아지기는커녕 더 끔찍해졌다.

2008년 경제 위기는 이미 힘든 사람들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올려놓았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오르기만 한다.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치솟는 전·월세를 따라가기조차 버겁다.

그나마 직장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청춘을 바쳐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 게 고작 ‘시간제 정규직’이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돈벌이가 안 된다며 공공병원을 폐쇄하고, 철도·전기·가스 등 공공서비스도 죄다 민영화하려 한다.

경제가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나 보다 하며 한숨 쉬고 있는데 신문에 나오는 소식은 눈을 의심케 한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투자한 돈이 무려 8조 3천억 원, 부자들이 조세도피처로 빼돌린 돈이 자그마치 8백조 원.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어떻게 바꿔야 할까? 갑자기 수많은 물음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독재자의 딸을 쫓아내면 될까?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들을 국회로 보내면 될까? 조금씩 개혁을 추진하면 상황이 나아질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전한다. 그런데 정말 자본주의 말고는 대안이 없을까? 사회주의? 좋기는 한데 이미 실패한 모델 아닌가? 인간은 이기적인데 평등한 사회가 과연 가능할까?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는 이 모든 궁금증에 속 시원히 답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예를 들어, 인간 삶에서 가장 기초적인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몰리뉴의 설명은 간단명료하다.

“오늘날 세계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생산성을 자랑할 만큼 풍족하다. 그러나 유엔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오늘날 9억 6천3백만 명이 기아와 아사 공포에 시달리고 매일 약 2만 5천 명이 기아나 기아 관련 질병으로 죽어 간다.

기아와 아사

“식량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일까? … 오늘날 지구상 모든 사람에게 매일 3천5백 칼로리씩 제공할 수 있는 밀과 쌀 등 곡물이 생산된다.

“교통수단이 문제일까? … 폭탄을 실은 폭격기들은 지구 어디든 날아간다. 그런데 식량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아이들 수천 명이 굶어 죽든 말든 사람들이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 … 유엔만 보더라도 이런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또 옥스팜과 세이브더칠드런처럼 이런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기부로 운영되는 국제 구호단체도 많다.

“[진정한 원인은] 식량이 자본주의 사회의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상품이라는 사실, 시장에서 판매해 이윤을 얻으려고 생산되는 상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사회주의는 … 기아 문제를 가장 손쉽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것이다. 즉, 식량을 상품으로 보지 않고 모든 사람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그저 잘 분배하기만 해도 이 문제로 고통받는 가정은 없을 것이다.

“굶주리는 아이가 더는 없을 것이다. 영양실조로 불룩 튀어나온 배도, 생기 없는 얼굴로 멍하니 쳐다보는 눈빛도 사라질 것이다. … 오늘날 인간이 겪는 엄청나게 많은 고통이 사라질 것이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는 이처럼 쉽고 명쾌하게 사회의 다른 문제들, 즉 우리가 왜 월요일을 싫어하는지, 왜 누구는 부자고 누구는 가난한지, 자본주의 경제는 왜 끊임없이 위기에 빠지는지 등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사회주의에 대한 숱한 왜곡과 오해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진정한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 준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는 2005년 발간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인터넷 서점에 한 독자는 다음과 같이 서평을 남겼다. “사회주의를 가장 올곧게 서술하고 있는 책! 사회주의 검색하면 나오는 온갖 스탈린주의 잡서들과 비교할 수 없는 보석 같은 책!”

이 전면 개정 증보판은 존 몰리뉴의 최신 칼럼들을 대거 추가해 초판을 ‘혁명적으로’ 개편했다. 초판보다 분량이 두 배로 늘어난 만큼 보석이 발하는 빛도 두 배로 밝아졌다.

뒤틀린 이 사회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사회를 바라고 꿈꾸는 사람들에게, ‘슈퍼갑’에 맞서 싸우는 ‘을’들에게 이 책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미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를 읽은 독자라도 초판보다 흥미로운 주제와 깊이 있는 분석이 많이 추가됐으므로 꼭 다시 읽어 보길 권한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존 몰리뉴는 맑시즘2013에서 ‘아나키즘과 자율주의’, ‘마르크스주의와 철학’, ‘기후변화와 자본주의’를 주제로 연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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