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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민영화 아니다’고 거짓말할 텐가:
요금 폭등, 역 폐쇄 낳을 적자선 민영화 철회하라

정부와 철도공사의 ‘적자노선 민영화 방침’이 폭로됐다. 적자가 많이 나는 정선선, 진해선, 경북선, 경전선, 동해남부선, 교외선, 경의선, 일산선 총 8개 노선이 민영화 대상에 올랐다.

국토부는 ‘철도공사 경영효율화 종합대책안(이하 종합대책안)’에서 철도공사가 “계속된 영업 적자”로 “심각한 경영·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경영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적자선을 “효율화”한 뒤 정부 보조금을 가장 적게 받거나(최저보조금 입찰제) 선로사용료를 가장 많이 내는(최고선로사용료 입찰제) 사기업에 판다는 안을 제시했다.

철도공사도 종합대책안에 대한 ‘검토의견’에서 정부의 적자선 민영화 방침을 적극 수용했다. 철도공사는 우선 “2015년 정선·진해선 등을 시범사업으로 한 뒤 점진적으로 [민영화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철도 민영화는 없다’는 정부의 주장이 거짓말임이 드러난 분명한 사례다.

민영화 대상에 오른 지선들은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의 소중한 발이었고, 그 지역의 인적·물적 교류에 중요한 구실을 해 왔다. 예컨대 경전선은 영호남을 잇는 유일한 철도고, 일산선은 지하철 3호선과 이어진 노선이고, 경의선은 파주와 서울을 잇는 노선이다.

지역의 이런 주요 교통수단을 사기업에 팔아 넘기는 것은 공공성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철도가 사기업에 넘어가면 사기업의 이윤 보장을 위해 각종 할인제도 축소·폐지,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정부는 종합대책안에서 “다양한 운임 체계”를 만들고, “1, 2등급(고속, 준고속) 열차에 대해서는 요금 상한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철도에 진출하는 사기업들에게 요금 결정권을 줘서 마음껏 요금을 올릴 수 있는 길을 터 준 것이다.

또 “효율화”를 명목으로 열차를 감축하거나 역을 무인화·폐쇄할 수 있다. 철도공사는 올해 7월에도 “이용객이 저조”한 진해선을 1일 13회에서 4회 운행으로 감축한 바 있다. “이용객 1백 명 미만”인 역을 무인화·폐쇄하겠다는 계획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일부 무산됐지만 말이다.

착한 적자

사기업이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할 리도 없다.

적자선 민영화는 지역 주민들에게 적자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것이다. 특히 지선 철도 이용자들이 대부분 서민과 농어민 같은 교통약자라는 점에서 그 폐해는 더 심각할 것이다. 일본에서도 철도가 민영화되면서 많은 적자 노선이 폐지됐고, 그 결과 지역이 침체하고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는 만약 적자선을 사겠다는 사기업이 없으면, 지자체와 철도공사가 공동 부담(제3섹터)하도록 떠넘기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자체가 이를 부담할 수 없을 경우 대안이 전무하다. 노선이 아예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KTX 경부선·호남선, 경인선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노선이 사실상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적자선 민영화’ 논리는 웬만한 노선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자선 민영화를 막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해당 지역에서는 철도노조 지방본부와 사회운동 단체들이 민영화 규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적자선 민영화 계획이 폭로되자, 지역에서도 ‘정선선 민영화 저지 대책위’ 등 새롭게 연대체가 건설되고 있다. 지역 언론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철도는 필수 공공재다. 공공서비스의 적자는 ‘착한 적자’고,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운영해야 마땅하다. 적자선 민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려 저렴하고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를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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