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산하 30개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폭로된 ‘고용·복지분야 기능점검 추진방안’을 보면 ‘일을 통한 복지’를 강조한다. 실업 급여 등 현금으로 제공되던 복지를 줄이고, 일을 해야만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30개 공공기관의 업무 중 중복되는 업무를 통합해 ‘고용복지서비스 공단’으로 일원화한다.
정부는 최근 급속히 늘고 있는 실업기금 지출을 줄이려고 이런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듯하다. 2004년 1조 5천8백44억 원이던 실업급여 지출은 2012년 4조 3천8백73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실업기금 지출이 늘어난 것은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육아휴직급여 등 기업주들이 부담해야 할 돈도 실업기금에서 가져다 썼다.
그러나 실업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이 실업급여를 받는 일조차 더 까다롭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 관련 공공기관도 통합할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2조 원 줄이겠다고 한다.
소득이 너무 적어 사회보험료를 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추징업무를 민간 신용정보회사로 넘기겠다고 한다. 이들은 훨씬 가혹하게 체납자들의 소득을 압류할 것이다.
통합을 통해 인력을 줄이겠다며 건강보험공단 노동자 한 명이 하는 일이 대만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는 건강보험공단 노동자들을 대폭 감원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나아갈 것이다. 대규모 인력 감축은 건강보험공단의 공공서비스 기능을 크게 훼손할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일반 진료 기능을 사실상 없애려 한다.
또 “신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을 촉진”을 위해 생명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의료 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대폭 완화·생략한다.
복지 삭감과 노동자 해고, 공공서비스 축소를 낳을 이 악랄한 계획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