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재발 가능성에 직면한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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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퍼센트에서 3.8퍼센트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도 4.2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낮췄다.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예상만큼 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보수 언론들은 “4월 세월호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민간소비 증가가 미미한 것이 세월호 참사라는 우발적인 사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이미 2월에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했고,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매출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을 봐도 민간소비 증가 둔화가 단지 세월호 참사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참사로 더 큰 영향을 받았을 서비스업 생산은 오히려 4월보다 늘었고, 광공업 생산이 2.7퍼센트 감소했다.
민간소비 증가가 미미한 것은 국내 투자가 부족한 것과 관련 있다. 예를 들어, 10대 그룹의 금융회사를 제외한 81개 상장사의 올 1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5백15조 9천억 원으로, 2009년의 2백71조 원에 견줘 90퍼센트나 급증했다(‘CEO스코어’ 조사). 10대 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백조 원에 이른다. 반면 올해 2분기 국내 총투자율은 28.9퍼센트로, 1분기(29.3퍼센트)보다 0.4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내수 부족
기업 소득이 늘었고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0)’인데도 기업들은 수익성 있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을 쌓기만 할 뿐, 투자를 단념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 부족은 수입이 제자리 걸음인 무역의 현황에도 나타난다. 올 5월 수입이 지난해보다 0.3퍼센트 줄면서 경상수지는 9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5월 경상수지 흑자는 3백15억 달러나 된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8백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처럼 늘어나는 무역흑자는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낳고 있다. 그리고 결국 이는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