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위원장은 대타협기구 참여로 “시간도 벌고 [여당] 폭로도” 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수세적인 방어 논리로 보인다. 물론 이런 수세적인 변명이 대타협기구를 실질적인 합의기구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보다 더 본심에 가까워 보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설득력은 없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노동조합의 “시간 벌기” 시도를 차단하려고 대타협기구의 활동 기간(90일)을 못 박았다. 새누리당의 개악안에 대한 폭로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11월 공무원·교원 단체들이 실시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찬반 투표에서 90퍼센트 이상이 반대했다.
게다가 노조 지도자들이 타협 테이블에 앉아 논의하느라 기층에서 투쟁을 조직할 시간을 까먹을 우려가 크다. 이것이 진정한 위험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대화하자면서 무슨 투쟁이냐’며 노조 지도자들을 옭아매려 할 것이다.
지금은 타협 테이블에 앉아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되고’ 식으로 저들과 입씨름할 때가 아니다. 정부 여당이 시한을 정해 놓고 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무원연금 개악 반대를 분명히 하고, 기층 조합원들의 투지를 고취시켜 나가야 할 때다. 특히 공무원노조 투사들은 공무원노조의 연금 개악 저지 운동이 이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