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국회 ‘연금특위’와 ‘대타협기구’ 구성을 새정치연합과 합의한 직후 공무원 노동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정년연장(현행 60세에서 65세로)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악안은 지급 개시 연령을 65세로 늦췄기 때문에 5년 동안 소득공백이 생긴다. 따라서 퇴직 후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공무원 노동자들에게는 그럴듯한 ‘사기 진작’ 방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 국회 ‘연금특위’ 위원장 주호영은 “[공무원연금 개악은] 적자 보전을 위한 것인데 퇴직금과 보수를 올려 주면 의미가 없다”며 재정 지출을 늘리는 정년 연장에 반대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재정 중립적 정년 연장”이라는 꼼수를 내놨다.
새누리당의 “재정 중립적 정년 연장”은 임금피크제를 전제로 일부 공무원을 ‘재고용’하는 방식이다. 즉, ‘심사’를 통해 일부 공무원에게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년 재계약해야 하고 임금을 매년 10퍼센트씩 낮추거나 퇴직 전 임금의 50퍼센트를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공무원 노동자들에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이를 민간부문까지 확대하려는 수작이다.
따라서 공투본이 최근 “연금 지급 개시 연령 연장은 정년 연장과 연동돼야 한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한 것은 잘못이다. 연금이 보장된다면 대다수 노동자들은 더 오래 일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은 공적연금이 취약해 노인 인구 가운데 스스로 일해 먹고사는 비율이 높은데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연금 개악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전제로 정년 연장을 고려할 게 아니라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분명히 하고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