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제국주의 열강과 지배계급의 술책에 희생되는 쿠르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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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쿠르드족은 중동 지역의 모든 국가와 관계가 꼬여 있다. 쿠르드족은 제1차 세계대전 후 오스만 제국 분할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다. 쿠르드족의 민족자결권은 부정당했고, 거주지는 이란·이라크·시리아·터키 네 나라로 분할됐다.
터키의 쿠르드족이 특별한 것은 부분적으로는 터키 내 사회적 비중 때문이다. 《CIA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쿠르드족은 터키 인구의 18퍼센트가량
레젭 타입 에르도안이 이끄는 이슬람주의 정당 정의개발당
최근 1~2년 사이 평화 협상이 더 어려워진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요인은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터키-시리아 국경 지대의 쿠르드족 거주 지역을 포기하고 시리아 내 PKK 동조 세력이 그 지역을 장악한 것이다. 아사드는 에르도안을 곤란하게 하려고 그랬던 듯하다. 에르도안은 PKK와 합의에 이를 생각은 있지만 PKK의 영향력 확대는 저지하고 싶기 때문이다.
둘째 요인은 지난 6월 터키 총선에서 PKK에 친화적인 민주국민당
이런 이유들 때문에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의 적대가 심화됐다. 소강 상태였던 터키군과 PKK간의 무장 충돌이 재개됐다. 에르도안은
이런 상황은 쿠르드족에게 끔찍한 일이지만, 서구 제국주의 열강에게도 골치 아픈 일이다. 무엇보다 저마다 시리아를 두고 노리는 바가 다르다. 에르도안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처럼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시리아 내의 여러 지하드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싶다고 말하지만, 미국이 더 신경 쓰는 것은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
유럽 난민 문제도 복잡한 요소다.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 신청은 몇 년째 처리될 기미도 없었다. 표면적 이유는 에르도안이 최근 권위주의적으로 선회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이유는 8천만 무슬림이 유럽연합에 속하는 것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같은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인종차별적 이유에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터키는 시리아 난민을 2백만 명 넘게 받아들였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난민의 유럽 유입을 터키가 막아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에르도안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톡톡히 받아내겠다고 공언했다.
10월 18일 독일과 터키의 정상회담에서 메르켈은 지원금 3백억 파운드
아이러니한 것은, 유럽연합은 에르도안이 자유주의적일 때는 거리를 두더니 에르도안이 쿠르드족과 전쟁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자 유화 정책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세기 전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열강과 지역 지배계급의 술책에 쿠르드족이 희생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