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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더스 돌풍이 통신 노동자 파업과 연결되다

4월 13일 저녁 뉴욕 시에서 열린 버니 샌더스 지지 집회에 2만 7천 명 이상이 참가했다. 2007년 버락 오바마 지지 집회에 온 2만 4천 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샌더스는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주류 정치권을 대변하는 힐러리 클린턴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다음 경선은 4월 19일 뉴욕주(州)에서 치러진다. [관련 기사: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가 또 한 번 승리하다 - 그러나 정치적 약점도 있다’]

파업 중인 버라이즌 노동자들 ⓒ사진 출처 Stand Up to Verizon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 칭하는 샌더스는 월가의 탐욕을 공격하고, 클린턴이 [환경 파괴를 낳는] 셰일가스 시추를 금지하자는 요구에 호응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흑인, 백인,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이 모두 함께 들고 일어난다면, 저 속물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를 분열시키지 못하게 한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습니다.”

한 집회 참가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집회에서 느낀] 에너지와 적극적인 기운이 정말이지 놀라웠어요. 더는 소수만 엄청나게 부유하고 나머지 다수는 빈털터리로 남는 세상이 계속돼선 안 돼요. 세상을 바꿔야 해요. 버니 샌더스처럼 분연히 일어나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 정말 드물어서 저는 그의 주장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샌더스의 선거운동 전에 저는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지금 저는 제가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사회주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같은 날 오전, 샌더스는 당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미국 최대 케이블·통신 기업] 버라이즌 통신 노동자들의 피케팅에 참가했다. 4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파업에 참가하고 있고 외주화, 해고, 임금·연금과 의료보험 지급액 삭감에 항의하고 있다.

버라이즌

버라이즌 사측은 노동자들이 한 번에 최대 두 달까지 집을 떠나 외지에서 일하고, 일요일에도 평일과 같은 조건으로 일하는 것을 감수하라는 계약도 강요하고 있다. 수리기사, 설치기사, 고객관리 부서 노동자, 기술자들이 파업에 동참했다.

이 투쟁은 매우 중요한 전투이며, 미국인들의 분노가 결집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투쟁이다. [지난 4월 1일 시카고에서도 학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파업이 벌어진 바 있다. 본지 171호 ‘미국 시카고 교사들의 대규모 하루 파업 ─ 변화 염원이 노동자 투쟁을 불러오고 있다’ 참조] 이런 분노는 샌더스가 부상하게 한 동력이기도 하다.

통신노동조합(CWA)은 지난 3년 동안 버라이즌의 이익이 3백70억 달러[42조 5천억 원가량]에 이르렀고, 올해 1~3월 사이에도 이익이 매달 18억 달러[2조 원]였다고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수치를 보면, 2014년 버라이즌 최고경영진 5인이 4천만 달러[4백60억 원]를 챙겨 갔는데, 그중 회장 로웰 맥애덤 혼자서 가져간 돈만 1천8백만 달러[2백억 원]에 이른다는 걸 알 수 있다.

샌더스가 버라이즌 노동자 파업을 지지한다고 선언하자 맥애덤이 비난했다. 샌더스는 이렇게 대꾸했다. “나는 억만장자 계급의 지지를 원치 않는다. 그들이 나를 경멸한다니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버라이즌 사측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사측은 비조합원 노동자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하겠다고 을러대 왔다.

파업 첫날인 13일, 메릴랜드주(州)에서 파업 노동자들의 피케팅 대열로 자동차가 돌진해 파업 노동자 한 명이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은 듯했다.

1989년 버라이즌의 전신 중 하나인 나이넥스(NYNEX)에서 벌어졌던 장기 파업 때, 파업 파괴자 한 명이 트럭을 몰고 피케팅 대열로 돌진해 노조 지부장을 살해한 바 있다.

클린턴도 버라이즌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 방문했지만, 샌더스 때와 비교하면 파업 노동자들의 호응은 훨씬 더 적었다. 2013년 클린턴은 버라이즌 경영진을 대상으로 겨우 40분 연설한 대가로 22만 5천 달러[2억 6천만 원]를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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