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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탄핵 정국:
새로 들어선 우익 정부가 거리 항쟁에 직면하다

브라질의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에 대한 탄핵안이 지난 4월 17일 하원을 통과한 이후, 5월 12일에는 상원에서도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통과됐다. 한편 아래로부터의 투쟁 역시 격렬해지고 있다. 상파울루 시에서 활동하는 영국 출신 사회주의자 퍼디가 격랑에 휩싸인 브라질의 상황을 전한다. 숀 퍼디는 본지 172호에 실린 ‘브라질 대통령 탄핵소추안 하원 가결: 노동자들이 투쟁해야 한다’ 기사에서 브라질의 정치 위기를 자세히 다룬 바 있다.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 [부통령] 미셰우 테메르가 정부를 이끌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새 정부는 격렬한 항의에 부딪혔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가결된] 5월 12일 상파울루에서, 정당성 없는 새 정부를 규탄하며 2만여 명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 전투적 사회운동 단체 무주택노동자운동MTST 소속 투사들이 이날 행진을 주도했다. [MTST 투사들은 노동절 직전인 4월 28일에 1만여 명 규모의 연대 시위대를 조직해 브라질 전역에서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사회복지 삭감과 대통령 탄핵에 항의하기도 했다. - 역자]

브라질 상원은, 노동자당PT 소속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가 국가 회계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 4월 17일] 하원에서 통과된 탄핵 심사 절차를 이어가기로 표결했다.

테메르는 [연방대법원이 탄핵 심사를 진행하는] 최대 1백80일 동안 임시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는데, 이 기간에 그는 호세프가 시작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더한층 밀어붙일 것임을 시사했다.

5월 12일 상파울루에서 새 정부를 규탄하며 거리로 나온 브라질 민중. ⓒ사진 출처 무주택노동자운동(MTST)

[12일] 상파울루에서 거리 시위를 벌인 시위대는, 긴축과 사회복지 삭감에 항의하며 브라질 판 전경련 사무실로 행진했다.

13일 브라질 문화부 소속 노동자들은 수도 브라질리아 시(市)에서 "헌정 쿠데타"와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이렇게 외쳤다. "문화는 Yes! 쿠데타는 No!"

4월부터 지방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점거 운동을 전투적으로 벌여 온 4개 주(州) 고등학생들*은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갔다. 학생들은 세아라 주(州)에서 학교 33곳을 점거했으며, 리우데자네이루 주(州), 상파울루 주(州), 히우그란지두술 주(州)에서도 학교 수십 곳을 점거했다. 경찰은 이들을 끈질기게 탄압하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선거로 정권을 교체하는 데 실패하고 나서, 브라질 우파들은 호세프를 탄핵하고자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연루된 대형 뇌물수뢰 스캔들을 이용했다.

동맹

대통령 직에 오른 테메르가 처음으로 한 일은, 자신의 정치적 동맹인 복음주의 기독교 및 농산물가공업 부문의 주요 인사들 23명 - 전원 백인 남성이다 - 을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중 일곱 명은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가 소유 자산을 더 많이 민간에 팔아 치우고, 사회복지를 삭감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줄이려 하고, '법질서를 확립'해 사회를 더 억압적으로 바꾸고자 한다.

새 정부와 기세등등한 지배계급이 이 같은 공세를 호언장담하는 동안, 경찰은 노동조합과 사회운동을 겨냥한 탄압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노동자당은 위신이 추락했다. 노동자당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면서 당의 기반 상당 부분이 당에서 멀어졌다. 노동자당에 속한 투사 다수가 쿠데타에 반대하지만, 그들은 노동자당이 반노동자 정책을 오랫동안 펼친 것 때문에 사기가 저하돼 있다.

아직은 작지만 성장하고 있는 사회주의 좌파들의 과제는, 2015년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이 터져] 브라질 정치 위기가 심화하기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좌파들이 호세프 탄핵 반대 운동에서 노동자당 지도부의 ‘2중대’ 구실을 하느라 노동자당 정부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 입장을 취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 역자]

노동자당이 추진한 것이든 호세프 탄핵 운동으로 결집한 우파들이 추진하는 것이든 긴축 정책에 맞선 운동을 재건하는 것이 이들 사회주의 좌파들의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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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고등학생들의 학교 점거 운동

4월 28일, 상파울루 시(市) 고등학생 1천여 명이 하루 동맹휴업에 나섰다. 학생들은 지방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으로 말미암은 폐교와 실험실습 기자재 부족에 항의했으며, 지방정부를 운영하는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이름과 달리 우파 정당이다) 소속 정치인들과 지방정부 관료들이 학생들의 급식 예산을 횡령한 것도 규탄했다. 이 학생들은 교사노동조합의 임금인상 투쟁에도 지지를 표했다. 이들이 시작한 학교 점거 운동은 여러 주로 급격히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