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동자 가족들의 목소리:
“아빠는 내가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길 바랄 뿐인데 왜 불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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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아산경찰서 앞에서 갑을오토텍지회 가족대책위(이하 가대위)가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1백 명이 넘는 가족들과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를 비롯해 이 지역 노동조합들이 참가했다.
가족들은 땡볕에 연일 고용노동부, 경찰서, 시청 등을 돌아다니며 갑을오토텍 사측의 ‘용역 깡패’ 투입을 막아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이날도 가족들은 서울까지 상경해 갑을오토텍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충남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가족들은 연이은 폭염에도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공장을 사수하며 사측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을 자랑스러워 하며 함께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이 없는 공장”을 만들려고 사측의 외주화 시도에 거듭 저항해왔다. 그래서 사측은 노조를 파괴해서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공장으로 바꾸려 한다. 6년을 이어 온 사측의 노조파괴 때문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던 가족들은 지난해부터 행동에 나서고 있다. 가족들은 그간의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용역깡패들 때문에 아빠들이 머리를 다치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안구가 함몰됐어요. 아빠들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대위가 결성됐습니다.”
“가대위는 아빠들과 함께 회사에서 비도 맞고 구호도 외치고 노래도 부르고 모기에 물려가며 용역깡패들과 맞서 싸웠습니다. 아산경찰서, 노동부, 법원, 아산시장을 찾아가고 기자회견 등을 열면서 그 썩을 놈의 [대표이사] 박효상을 법정 구속(징역 10월)을 시켰습니다.”
지난해 갑을오토텍 노동자들과 함께 치열한 전투를 치러 소중한 승리를 경험했기에 가대위는 단단했다. 집회 내내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사측에 대한 분노는 넘쳐났다.
가족들은 사측과 보수 언론들이 연일 ‘귀족 노동자들의 배부른 투쟁’이라며 공격하는 것에 분통을 터트렸다.
“언론을 보면 귀족노조라고 욕하는데 20년간 회사를 위해 주말 없이 잔업 특근한 생산직 노동자는 인간답게 살면 안 됩니까? 그저 남들처럼 가족여행도 가고,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저희 아빠 연봉이 9천7백만 원이라고요? 그럼 제가 알바를 안 했죠.”
가족들은 일방적으로 사측의 편을 들고 있는 경찰을 향해서도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지방경찰청 정보과장이 청장과의 면담을 하러 간 가족들에게 반말을 비롯한 막말을 해서 가족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로비 농성을 하는 일도 있었다.
“용역깡패가 투입되면 유혈사태가 날 것이 뻔한데도 경찰은 중립을 지키겠다며 뻔한 사태를 외면합니다.”
“갑을오토텍에 입사하면서 남편은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정규직 식당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밥이라 그런지 밥맛부터 다르다고 했습니다. 출근할 때 경비 아저씨께서 어찌나 열의가 넘치시는지 하루를 시작할 때 자부심이 생길 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경비용역 외주라뇨? 그 다음은 무엇이겠습니까? 식당용역, 생산라인 외주겠죠! 제가 남편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시 예전처럼 비인간적인 삶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투쟁에서 승리를 경험한 가족들은 노동자들의 든든한 ‘빽’을 자처하고 있다. “올해도 해 낼 수 있습니다. 박효상이 갖고 있는 ‘빽’보다 더 든든한 ‘빽’이 있습니다. 일당백인 가대위가 든든한 빽입니다.” 가대위는 “투쟁에서 승리해서 인간다운 행복한 삶을 누리자”며 투지를 다졌다.
△갑을오토텍 노동자 투쟁을 향한 지지와 연대의 마음이 번져가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