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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시리아인을 제물 삼아 힘겨루기 중인 제국주의자들

시리아 전쟁은 무고한 사람들의 피와 살을 주식으로 삼는 흉측한 괴물과도 같다. 이 전쟁은 바사르 알 아사드가 민중의 혁명적 운동을 무력으로 짓밟으려 한 데서 촉발됐고, 혁명 운동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시리아에서 더 지배적인 양상은 제국주의 열강과 그 동맹, 열강에 의존하는 현지 세력까지 모두 참여하는 각축전이다. 아직도 시리아에서 전쟁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각축전에 뛰어든 모든 세력에게는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1년여 전 러시아가 전쟁에 뛰어들면서 전세가 크게 변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러시아 덕분에 아사드 정권이 다시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제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무자비한 [공습] 지원 아래 시리아의 가장 큰 도시 알레포를 탈환하려고 한다.

각 세력의 관계는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난해 11월 터키는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바 있다. 하지만 특히 7월 터키에서 실패한 쿠데타가 벌어진 이후 터키와 러시아는 가까워졌다. 8월 말에 터키 군대는 시리아 영토 깊숙이 진격했다.

현재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한 가지다. 시리아에서 일정 지역을 차지한 쿠르드 민족주의 세력이 터키 내 쿠르드인들과 연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전에 러시아는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 세력을 일시적이고 기회주의적으로 지원했는데, 이제는 터키더러 그들을 마음껏 공격해도 된다고 청신호를 보냈다.”

이처럼 쿠르드인들이 러시아한테 토사구팽당한 것은 러시아 역시 미국과 다를 바 없는 제국주의 세력임을 보여 준다. 러시아가 시리아 개입을 통해 일차적으로 이루려는 것은 이런 것인 듯하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보복 조치로 서방이 러시아에 가하는 경제 제재를 포기하고, 나아가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를 주요 중재자로 인정하게 하는 것.

지금까지만 보면 러시아 뜻대로 되지는 않고 있다. 짧았던 시리아 휴전이 9월에 끝나자 서방은 더한층 호전적 언사를 내뱉고 있다. 영국 외무장관 보리스 존슨은 지난주 하원에서 서방 외무장관들이 런던에 모여 “더 역동적이고 군사적인 옵션”을 의논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제스처는 자신이 처칠처럼 강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이고 실제 알맹이는 크지 않다. 총리 대변인은 영국 정부가 “군사 행동을 벌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서방이 시리아를 놓고 어떤 행동을 벌일지는 런던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결정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남아 있는 동안에는 서방이 시리아에서 대대적인 군사적 개입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 오바마는 중동 수렁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 그 때문에 [시리아를 놓고] 러시아와 협상해야 하는 국무장관 존 케리가 사용할 카드가 줄어들었다. 오바마의 눈으로 중동을 볼 때 지금은 이라크 도시 모술을 아이시스한테서 탈환하는 군사 작전이 더 중요한 것이다.

오바마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힐러리 클린턴이 집권 후 지금보다 더 호전적인 대외 정책을 추구할 것은 거의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미국과 러시아는 마치 냉전 시기에 그랬듯 계속 복잡한 전략적 계산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다시 말해, 직접 충돌은 피하려 할 것이다. 인류 전체를 끝장낼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언론은 그런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떠들고 있다. 싱크탱크 〈스트랫포〉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러시아가 “(미국과) 여러 전장에서 대결에 직면”한다고 썼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제적·군사적 힘은 여전히 옛 소련에 견줘 훨씬 작다.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울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과 팀을 이루는 것이다. 실제로 두 나라는 공동 군사 훈련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전략대로 하자면 러시아는 중국에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는데, 중국은 시리아에서 전면전을 원치 않는다.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위험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냉전 시기에도 1961년 베를린, 1962년 쿠바를 놓고 그랬듯이 지역적 분쟁이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보리스 존슨이 주장하는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선포가 실제로 실시돼 러시아와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말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외세가 모두 시리아에서 손을 떼야 하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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