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항의로 연행된 성소수자 활동가 전원 석방:
“문재인이 사과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노동자 연대〉 구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항의하다 국회에서 연행된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13명이 신속한 항의로 모두 석방됐다.
연행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었고, 연행 직후 열린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는 1백여 명이 참가했다.
당일 저녁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열린 긴급 집회 “나를 반대하십니까? 성난 사람들 모여라”에도 4백여 명이 모였다. 영등포 경찰서 앞이 비좁아서 일부 참가자들은 서서 집회에 참가해야 했다. 특히 젊은 청년과 대학생들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성소수자 단체와 여성 단체들, 노동자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좌파 단체들도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홍준표와 문재인 망언에 매우 분노했고, 연행돼 경찰서 안에 있는 활동가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성소수자 차별하는 대통령 우리도 필요 없다!” “문재인은 성소수자에게 즉각 사과하라.”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집회 현장에서 자유 발언을 신청 받았는데, 순식간에 십여 명이 몰렸다. 발언자들은 분노에 울먹이기도 하고 목청껏 규탄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해에 커밍아웃을 한 참가자는 "존재가 지워지고 싶지 않다는 외침을 들어라. 사람으로 존재하고, 지워지지 않고 싶어 커밍아웃 했다. 저들은 지우려고 하지만 당당히 밝히자. 더 연대하고 뭉치며 살아남자." 하고 말했다.
군인권센터 김형남 활동가는 “홍준표 후보가 전 국민이 보는 대선 토론에서 군대 내 동성애 문제 심각하지 않냐고 물어봤을 때 (문재인 후보) 스스로가 ‘인권 변호사’라면 불법 수사와 인권유린이 밥 먹듯이 자행되는 군대와 A대위 사건에 대한 말 한마디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최근 군대는 군 내 동성애자들을 색출하겠다고 밝히고는 실제로 대위 한 명을 구속했다.(관련보도) 그런데 문재인은 이 야만적 사건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육군 A대위의 석방을 촉구하는 문화제는 매주 금요일에 계속 된다.
문재인이 “동성애 반대” 발언을 한 날(25일)은 차별과 멸시에 고통 받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소년 동성애자 고(故) 육우당의 기일이기도 했다. 이제는 청년이 된 육우당의 친구들이 나와 발언할 때에는 참가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회 도중 연행자들이 모두 석방됐다. 연행된 활동가들이 모두 경찰서 밖으로 나오자 참가자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고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환영했다.
연행자 중 한 명이었던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QUV) 심기용 의장의 발언은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부당한 연행에 항의하여 경찰 버스 바퀴 아래에 누워 저항했음을 알리고는 당시 심경을 토로했는데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심 의장은 참가자들에게 투쟁을 이어 가자고 호소했다.
“이번 대선, 촛불이 만들어낸 것이고 여기 있는 우리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나중’을 얘기하며 성소수자 인권, 차별금지법, 제대로 된 사과문도 없이 지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투쟁은 5월 9일 대선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이 투쟁에 계속 함께해 나가달라”
문재인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받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말자는 호소들이 계속 이어졌다.
문재인이 진정으로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한다면 성소수자들의 외침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또 “동성애 반대” 발언을 당장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