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페미니즘 북클럽’ 교사 마녀사냥과 동성애 혐오 부추기기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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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등 일부 우익이 위례별초등학교 ‘페미니즘 북클럽’(이하 ‘북클럽’) 교사들을 마녀사냥하고 있는데, 〈조선일보〉가 이에 가세하고 나섰다(“혁신 학교 수업 재량권 줬더니 편향된 성평등 교육”, 〈조선일보〉 8월 26일자). ‘북클럽’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성평등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다(관련 기사: ‘우익들의 위례별초등학교 ‘페미니즘 북클럽’ 공격, 성평등 교육을 위한 교사의 활동 보장돼야’, 〈노동자 연대〉 218호).
〈조선일보〉는 ‘북클럽’ 소속인 최현희 교사의 동성애 관련 성 인지 교육을 특히 문제 삼았다. 그러나 최 교사가 동성애자들이 포옹하고 입맞춤하는 그림이 담긴 포스터와 퀴어퍼레이드 축제 영상을 보여준 것이나 ‘북클럽’ 소속의 다른 교사가 ‘여자끼리 결혼 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 왜 문제인가?
동성애자인 청소년들의 76퍼센트가 자살을 생각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동성애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오히려 다양한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이 절실하다.
동성애 관련 내용이 아예 빠졌던 ‘성교육 표준안’의 문제점을 떠올려 본다면, ‘북클럽’ 소속 교사들의 동성애 차별 반대 교육은 오히려 고무돼야 마땅하다.
〈조선일보〉는 ‘북클럽’의 최현희 교사를 “남성 비하, 차별 발언” 등을 일삼는 편협한 남성 혐오주의자로 묘사했다. 그러나 이것은 최 교사가 성 인지 교육 차원에서 했던 말들을 맥락 없이 떼어낸 채 왜곡·비약해 성평등 교육의 의의 자체를 깎아 내리려는 시도로 보인다.
최 교사는 획일적이고 고정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에 도전하는 물음을 던지며 아이들과 토론하는 방식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해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물음들이다. “남자는 왜 (울면서)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안 될까?”, “여자는 왜 마르고 날씬해야 한다고 생각해?”(〈한겨레〉 8월 8일자 기사 ‘성평등 가르치는 혁신학교 교사들을 응원해주세요~’에 실린 최 교사의 인터뷰)
무엇보다 최 교사가 어떤 페미니즘 견해를 나타냈든, 그것은 토론할 문제이지 교사로서의 자질이나 교사직 파면 따위를 들먹이며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삼을 일이 아니다. 그리고 여성 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을 부추기는 〈조선일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교육을 지향하는 최 교사와 ‘북클럽’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조선일보〉는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 연합’의 최현희 교사 파면 요구를 부각해 보도하며 이를 두고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이 단체는 학부모를 대표하는 단체가 결코 아니다. 이 단체는 전교조 “박멸”을 목표로 출범한 매우 우익적인 단체다. 박근혜 퇴진 운동 기간 국민의 압도 다수로부터 외면받은 국정 교과서를 옹호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항문 섹스가 인권[이냐]”며 동성애 혐오를 설파하기도 했다.
〈조선일보〉가 ‘북클럽’ 소속 교사들에 대한 일부 우익의 공격에 가세한 것은 정부의 ‘성교육 표준안’ 전면 재검토 결정에 대한 보수적 압박 시도 성격이 있는 듯하다. 또한 이를 통해 진보 교육감(과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해 온 혁신학교), 전교조 교사 등 진보적 교육운동을 흠집 내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조희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은 ‘북클럽’ 교사들의 성평등 수업권을 일관되게 보장해야 한다.
최근 ‘북클럽’ 소속 교사들에 대한 공격과 유사한 사례가 늘고 있다.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교사들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광범위한 연대체를 결성하겠다고 한다.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최현희 교사를 비롯한 ‘북클럽’ 소속 교사들에 대한 우익의 부당한 공격에 함께 반대하고 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