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배자들 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총파업을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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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분리독립 지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에 앞서, 스페인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의 계좌를 동결하고, 무장병력을 수천 명 투입해 인쇄소와 언론사를 폐쇄하고, 일부 카탈루냐 정치인들을 구금하는 등 투표 중단을 압박했지만,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투표를 강행한 것이다.
10월 3일 화요일, 카탈루냐는 멈춰 섰다.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섰고 시민사회는 “온 민족의 업무 거부”에 돌입했다.
카탈루냐 사람들 수백만 명은 1일 실시된 분리독립 투표를 스페인 중앙정부가 잔혹하게 탄압하는 것을 보며 분개했다.
사법부는 투표 실시를 금지했고 [중앙정부를 따르는] 경찰은 수백 명에게 부상을 입히면서까지 투표를 방해했다. 그런데도 2백만 명 이상이 투표소를 찾았고 투표자 90퍼센트가 독립을 지지했다.
이번 총파업은 좌파 노동조합들의 호소로 촉발된 것이다. 이후 다른 단체들과 더 큰 노조들이 가세했고, 심지어 일부 사용자 단체들도 참여했다.
총파업 당일, 활동가들은 타이어나 투표함을 이용해 카탈루냐로 들어오는 도로 50곳을 봉쇄했다. 대중교통은 최소한으로만 운영됐다.
한 소방관은 이렇게 전했다. “파업은 성공적입니다. 저는 [카탈루냐의 수도] 바르셀로나 전역을 걸었지만 일부 작은 카페들 빼고는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항만 노동자들은 단호하게 파업에 나섰고 바르셀로나의 항구들(지로나, 타라고나)은 폐쇄됐다.
바르셀로나의 한 항만 노동자는 이렇게 전했다. “우리 항만 노동자들은 민중의 일부이고, 우리는 힘겨운 시기에 함께할 것입니다.”
주요 시장들은 모두 문 닫았고, 농부들도 추수를 멈췄다.
일부 사용자들은 자발적으로 휴업에 나섰지만, 다른 곳들에서는 노동자들이 강제했다.
지역 사회가 조직한 ‘피켓’들은 가게와 식당을 찾아가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산업 지구로 통하는 길을 봉쇄했다. 이런 활동들은 대체로 지역 기구들이 총파업 전날 밤에 아래로부터 조직한 것이다.
화요일 저녁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정오에 바르셀로나대학교 광장에서는 수만 명이 행진했고, 인근 도시들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바르셀로나의 노동자 지구인 노우 바리스에 사는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고, 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안 했어요.
“오늘 아침에 한 슈퍼마켓 체인점이 영업을 하고 있길래 우리는 거기에 가서 항의했어요. 이후에는 소방소에 들러서 소방관들과 함께 행진했습니다. ‘자본주의 반대’를 외치는 대열도 한 4백 명 됩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고 있어요.”
이번 투표로 스페인 국가는 1970년대에 독재에서 전환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스페인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는 이번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고 “불법”이라고 불렀다. 또한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유럽연합 정치인들뿐 아니라 카탈루냐의 대기업가들도 그런 생각에 동의한다. [카탈루냐 이외 지역의] 스페인 좌파들은 대개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고 잘해야 중립 입장을 낼 뿐이다.
그러나 [투표가 실시된] 1일에 침묵하기를 거부한 평범한 카탈루냐인들의 생각은 그들과 다르다.
스페인 국가 상층부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 – 노동자들은 독립을 지지하는 사용자들의 요구 이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인 카를레스 푸지데몬은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우리는 독립할 국가를 수립할 권리를 얻었고 [왕국인 스페인과 달리] 공화국이 될 것이다.”
그는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절차를 밟겠다며 “카탈루냐 기관들은 그 시민들이 결정한 내용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가 이에 반대해서 가하는 압력을 극복하려면 사회적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우파인 푸지데몬은 엉뚱한 방향을 보고 있다.
투표 이후 그는 유럽연합(EU)의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이미 그리스에서 [2015년 좌파 정당 시리자 당선했을 때] 민주주의를 존중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다는 것을 드러낸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불법” 투표는 “스페인 내부 문제”라면서 스페인 총리의 “지도력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또한 “단결과 안정”이 필요하다며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EU에 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은 10월 3일에 벌어진 대규모 행동의 주도력에 관한 것이다.
일부 카탈루냐 정치인들과 독립 지지 단체들은 노동자들의 구실을 평가절하하는 대신 ‘전 민족적 행동’이었음을 강조한다.
물론 음식업과 소매업 같은 핵심 부문에서는 작은 업체들이 노동자 파업을 지지한 것이 보탬이 되기는 했다. 공공부문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에게 파업을 하더라도 임금이 깎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주요 사용자들이 속한 사용자 단체는 이번 파업을 비난했다. 이번 행동이 실제로 강행된 것은 노동자 조직들이 밀어붙인 덕택이다.
이날 하루 행동을 처음 제안한 좌파노조 가운데 하나인 CGT는 더 큰 노조들이 “온 민족의 업무 거부”라는 말 뒤에 숨으며 자신들의 소극성을 정당화한다고 비판했다.
사용자들과 노동자들은 이해관계가 다르다.
카탈루냐 사용자들은 심지어 독립을 바랄 때조차 “불안정”이나 대중 행동을 우려해서 차라리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들일 것이다.
EU 정치인들은 라호이와 마찬가지로 썩어빠진 권력자들의 일부일 뿐, 그 권력자들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의 친구가 아니다.
애초 투표를 가능하게 했던 집단적 저항을 더욱 크게 건설하는 것, 특히 카탈루냐 노동자 계급의 힘을 키우는 것만이 중앙정부의 반대를 물리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