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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한다 민주노총 임원선거:
투쟁을 강조하는 기호 2번 이호동 후보조에게 지지를

민주노총 9기 임원선거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200일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치러진다. 그런 만큼 문재인 시대 민주노총의 정책 방향과 과제가 선거의 핵심 쟁점이었다.

3번 윤해모 후보조는 문재인 정부가 친노동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지하고, 선거 운동 내내 노사정위 복귀를 단연 중요한 정책으로 강조했다. 심지어 민주노총이 정치방침으로 민주당 지지도 열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 후보조 가운데 가장 오른쪽이다.

네 후보조 가운데 1번 김명환 후보조와 4번 조상수 후보조가 중간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정권이 바뀐 만큼 이제 민주노총도 변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투쟁과 대화의 병행”을 강조하는 것은 그간 민주노총이 “반대와 저지”, “투쟁 일변도”였다는 비판을 함축하고 있다.

1번 김명환 후보조와 4번 조상수 후보조는 선거운동 내내 서로 차이를 부각하고 싶어 했지만, 선거 핵심 쟁점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태도와 사회적 대화 문제에서는 엇비슷한 입장이다.

1번 김명환 후보조는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에서 “투쟁, 교섭, 대화, 대안 제시, 견인” 등을 병렬적으로 언급했다. 노사정위는 반대하면서도 8자가 참가하는 새 노사정 대화틀을 제시했다.

4번 조상수 후보조는 “일면 교섭 일면 투쟁, 일면 협력 일면 비판”을 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을 함께 이뤄나가고, 문재인 정부를 뛰어넘는 노동개혁 의제를 제시하고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교섭과 투쟁과 협력?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그 자신이 설정한 적폐의 청산에도 미온적임이 점점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급의 처지에서 정의된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계급에 이익이 되는 사회개혁을 이루려면 문재인 정부와 투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압도적으로 강조돼야 할 것이다.

조상수 후보는 자신이 문재인 정부로 하여금 성과연봉제를 폐기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노동개혁 과제로 삼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말이 참말일지라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책들(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체계 개편 등)은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심지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위험마저 있음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조상수 후보는 정부와의 신뢰가 구축돼야 노사정 대화가 가능하다면서도, 사안별 노사정 대화를 당장 하겠다고 한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을 그런 사안으로 꼽았다. 그러나 며칠 전 집권 여당의 노동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 시도는 그들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

조상수 후보조는 ‘투쟁 전략’으로 ‘연대노총’과 ‘사회세력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장 노동자들에게 의존하는 투쟁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총연맹의 정책 제시 능력, ‘공중전’에 강조점이 있다.

(1번 김명환 후보조와 4번 조상수 후보조의 다른 정책·공약에 대한 분석은 다섯 차례 걸친 본지의 기사를 참고할 수 있다.)

기호2번 이호동 후보조 ⓒ출처 기호2번 투쟁과 혁신 선거운동본부

자신감

2번 이호동 후보조는 1번 김명환 후보조나 4번 조상수 후보조에 견줘 명백히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이고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이호동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지금은 지지율이 높지만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약속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들의 요구와 목표를 갖고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동 후보조는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합의 강요를 반대하며 대정부 교섭을 주장한다.

‘일자리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같은 번지르르한 말로 시작한 문재인의 노동정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별 볼 일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노동자들의 불만도 점차 쌓이고 있다.

이럴 때 문재인 정부와의 협력에 상대적으로 더 기운 지도부보다 그에 맞서 싸우겠다는 지도부가 들어서는 것이 노동자들의 투쟁이 활성화되는 데 좀 더 유리할 것이다.

노동자들은 지도자들의 교섭과 대화를 수동적으로 지켜볼 때보다 스스로 투쟁을 나설 때 자신감과 조직을 강화할 수 있다.

혁명적 좌파는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전망과 지향을 제안하면서 노동계급의 의식과 조직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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