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과 건강 외면하는 가톨릭 반낙태 운동
〈노동자 연대〉 구독
낙태죄 폐지 여론이 높아지자 가톨릭 교회는
가톨릭 교회는 태아에게

본지가 강조해 왔듯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가 인간이라는 것
“이웃 사랑”에서 빠진 여성의 삶과 건강
가톨릭 교회의 진보파는 낙태 금지가 여성의 생명과 건강, 삶에 미치는 영향을 극히 중시해야 한다. 여성은 언제든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수 있고, 자신이나 가족의 삶을 위해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하는 데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낙태 금지가 미치는 영향은 계급에 따라 상이하다. 가톨릭교회의 낙태죄 수호 운동은 결국 우리 사회에서 힘 없고 가난한 여성들을 내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부유한 여성들은 낙태가 불법이어도 자신의 부를 이용해 안전한 시술을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계급과 가난한 여성들, 여성 청소년들의 현실은 다르다. 서구에서 낙태가 불법인 시절 가난한 여성들은 위험천만한 뒷골목 낙태로 내몰렸다. 한국에서도 낙태 단속
여성 노동자들은 낙태 시술을 받아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아픈 몸을 끌고 출근해야 한다.
더럽고 차디찬 화장실에서 원치 않는 출산을 해야 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결국 문제는 위험하고 값비싼 낙태로 여성들을 내몰 것인가 아니면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로 여성의 삶과 건강을 보호할 것인가이다.
이런 명백한 현실 앞에서 일부 가톨릭 신자들조차
가톨릭 교회의 낙태죄 수호 운동은 결국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로나 취급하는 지배계급의 여성 차별을 도울 뿐이다.
자본가들과 자본주의 국가는 안정적이고 건강한 노동력 공급에 사활적 이해관계가 있다. 하지만 그 부담은 주되게 노동계급 가족
이 때문에 지배자들은 여성의 재생산
한국의 지배자들이 낙태를 금지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본주의 국가의 수장으로서 이런 지배계급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기에 낙태죄 폐지에 소극적인 것이다.
진보 가톨릭계
낙태죄 폐지 청와대 청원 이후 안타깝게도 진보 가톨릭 언론 대부분은 유독 낙태죄 폐지에는 침묵하거나 교회의 낙태죄 방어 운동만 소개하고 있다.
일부 진보 가톨릭 언론과 신학자들은 낙태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교회의 낙태죄 방어 운동도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다. 이들은 태아의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 태아가 인간 또는 인격이라고 전제하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일관되게 옹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로 화해할 수 없는 것을 화해시키려 하면 낙태죄로 인한 여성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올해도 헌재 심판 전후로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첨예하게 이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낙태죄 폐지에 거리를 두고 가톨릭 교회의 눈치를 보며 줄타기하고 있고, 헌재는 보수적인 국가기관이다. 그러므로 아래로부터 운동이 강력하지 않다면 낙태죄 폐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낙태죄 폐지와 여성의 낙태 권리를 위한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건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