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놔라 나의 권리” “마이 바디 마이 초이스”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보장하라”
3월 9일(토) 여성들의 쩌렁쩌렁한 외침이 보신각을 뒤덮었다. 비웨이브가 주최하는 19차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에 무려 4천 명(주최 측 추산)의 여성이 참가했다. 부산, 광주 등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보신각을 꽉 채웠다.
이 날 시위는 4월 초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를 앞두고 열렸다. 사회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조차 낙태죄는 여남 평등의 헌법 이념에 반하여 엄연히 위헌”이라고 선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2시부터 4시간 가량 이어진 집회에도 참가자들은 지친 기색 없이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집회는 시종일관 활력이 넘쳤다. 구호 선창자를 모집하자 수십 명의 여성이 달려나가서 줄을 서는 적극성이 돋보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내 포궁(자궁) 내 선택에 어딜 감히 왈가왈부” “내 인생은 내가 설계 그 누구도 참견 마라”고 외치며 낙태가 여성이 선택할 권리임을 분명히 했다. 해바라기 씨와 달걀을 던지며 “바로 내가 생명이다”고 외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에 “낙태죄는 위헌이다 위헌결정 내놓아라”며 낙태죄 폐지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문재인 비판 구호는 이번 집회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입법 행정 사법 모두 믿을 곳이 하나 없다” “국민의 반 여성들이 너란놈(문재인)을 탄핵한다” 구호를 외칠 때마다 깔깔 웃음이 넘쳤다.
또, 노래 가사를 바꿔 “패도패도 열받아요 헌재!” “정부는 개정법안 철회! 헌재는 응답하라 위헌!”을 외치기도 했다. 낙태약물 미프진 도입도 촉구했다.
이번 시위에서는 천주교의 낙태 반대 운동을 분명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천주교는 지난해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 인 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낙태 반대 운동을 적극 벌여 왔다. 참가자들은 “낙태죄 폐지 반대 천주교는 미친거냐” “인권 위에 종교 있냐 천주교가 헌법이냐”고 꼬집었다.
참가자들은 시위에서 임금 차별, 성폭력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비웨이브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을 촉구하며” “대한민국은 여성들에게 임신중단권을 반환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비웨이브는 “임신중단 합법화가 되는 날까지 끝까지 간다”고 이야기하며 시위를 마무리했다.
시위 참가자들의 외침처럼 낙태는 여성이 선택할 권리다.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낙태권이 보장되는 낙태 합법화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