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박종국(전산지부장)은 말한다: “직접고용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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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 노조를 만들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사측은 정규직 전환 논의에서 전산 직종을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다.
5월 18일 대구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 앞에서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끝나고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 박종국 전산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일을 하고 노동조건은 어떻습니까?
전국적으로 가스공사 비정규직은 1200여 명입니다. 그중 900명 정도가 노조에 가입했고요. 우리가 하는 일은 크게 7개 직종입니다. 시설, 특수경찰, 미화, 소방, 홍보, 파견(설계 인력), 전산 직종이 있죠. 모두 가스공사에 없어서는 안 될 일들입니다.
전산 직종인 저는 해킹 공격을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4조 2교대로 일하는데 야간일 때는 15시간을 내리 일합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나 쉬는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일해요. 사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인 겁니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건데 인력 충원도 필요하죠.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은 옛날에 모두 정규직이 하던 일입니다. 그런데 IMF 이후 아웃소싱 바람이 불면서 비정규직이 됐죠. 우리는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사측이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전산 직종을 제외하려 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전산 직종 노동자들은 하는 일이 다양합니다. 인터넷 회선망 관리, 프로그램 작성, 서버 운영 등을 하고 있어요. 사측은 “고도의 전문적인 직무”라서 제외한다고 합니다.
정부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고도의 전문적인 직무”는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했거든요. 다른 공기업에서도 전산 직종이 대부분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투쟁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 홍보전을 하며 요구했습니다. 결국 정부와 사측은 노·사·전문가 협의를 통해 5월 안에 전산 직종의 포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전산 직종 안에서 대상을 나눠 일부를 제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나마 논의가 된 건 우리가 투쟁한 성과죠.
최근 국민연금공단에서 전산 직종이 직접 고용됐고, 인천공항공사에서도 비록 자회사 고용이지만 전산 직종이 제외되지 않았습니다. 가스공사도 전산 직종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1년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고 한 말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규직화를 외치기만 하고 구체적인 실천이나 정책이 없어요. 무조건 지자체나 공기업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감시 기구라도 둬서 대통령이 직접 관리해야 하지 않나요? 정부가 노동자들의 희망을 헛되게 만들면 안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투쟁하실 계획인가요?
사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내 탄압으로 깨졌죠. 그때 활동하셨던 분들이 지금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대부분은 노조 활동이 처음입니다. 사측은 지부장인 저를 은근히 압박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업무 폭탄을 던지기도 합니다. 눈치 보게 만드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조금씩 투쟁 수위를 올리고 있습니다. 곧 쟁의권도 확보할 겁니다. 우리가 일손을 놓으면 가스공사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