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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동성애 혐오 부추기는 우파, 어정쩡한 민주당, 성소수자 옹호하는 노동자 진보 정당들

5월 31일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모여 있는 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가 정당들에 동성애를 반대하냐고 묻자,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차별을 반대한다면서도 동성애·동성혼 법제화를 반대한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내놨다.

동성애 혐오자들이 당선해서는 안 된다 ⓒ조승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가 동성애 반대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앞장서 주장한다. 그는 후보 출마 이후 연일 동성애 혐오 발언을 일삼고 있다. “동성애는 담배 피우는 것보다 훨씬 위험”, “동성애 인정하면 에이즈는 어떻게 막겠으며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동성애 퀴어축제는 허가하지 않겠다” 등등. 그는 기독교 우익의 표를 얻으려 한다.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 이인제는 올해 충남인권조례가 폐지된 것을 옹호한다. “동성연애를 인권으로 포장하고 동성애를 조장하는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 아산시장 후보 이상욱은 아산시인권조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춘천시장 후보 최동용은 “춘천은 정신과 육체적으로 정결하고 건강한 도시가 돼야 한다”며 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다른 정당 후보자들에게 동성애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보수 성향의 울산시 교육감 후보 김석기는 “학생인권조례와 동성애 합법화 반대, 전교조 법외노조 상태 유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 박선영은 후보 경선 당시 그의 저서에서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청구권을 긍정했다는 이유 등으로 기독교 우익들의 비난을 받자,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례에 동성애 단어를 명시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했다.

다를 바 없는 민주당

민주당도 동성애 쟁점에서 보수·우파 정당들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동성애·동성혼 합법화 반대, 다만 차별은 반대’라는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현실에서는 우익의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타협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문대림은 성소수자 권리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운운했다. 춘천시장 후보 이재수는 자유한국당 후보의 공세적 동성애 반대 주장에 “한 번도 동성애를 찬성한다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민주당 후보자들 중에는 자유한국당 못지 않은 동성애 혐오자도 있다. 성북구청장 후보 이승로는 4월에 성북구 목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내가 동성애 막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논란을 빚었다.

이승로는 본인이 아니라 지지자가 쓴 글이라고 해명하고 작성자의 사과문도 올렸지만, 그의 동성애 혐오 전력이 지워지지는 않는다. 그는 2013년에 성북구 ‘청소년무지개와함께지원센터’ 사업 예산 불용 처리에 앞장섰다. 이 사업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상담하고, 교사·학부모·상담가 등에게 필요한 상담 매뉴얼을 제작·배포하는 사업이었다. 2015년 성북구 관내 교회들이 개최한 ‘비상 연합기도회’에서 그는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인으로서 이런 일[성소년무지개와함께지원센터 설립]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민주당 서울시위원 후보 김춘례도 같은 행사에 함께 참가해 “작년에 많이 아팠는데 하나님께서 ... 무지개센터를 막으라고 살려 주신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동성애 혐오자들이 당선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 우익들의 선동

기독교 우익들은 지방선거에 적극 개입해 동성애 혐오를 선동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독교 배경의 정치인들과의 유착을 강화해서, 그들이 동성애 반대 발언을 더 공공연히 하고 법·제도 개악을 이끌도록 독려·촉구한다.

‘동성애 동성혼 개헌 반대 국민연합’은 후보자들의 동성애 관련 발언과 정책들에 점수를 매겨 ‘동성애 옹호·반대’ 후보 순위를 공개했다. 후보자들에게 동성애 찬반 입장을 묻는 설문지를 돌리고 동성애 옹호 후보의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했다. 그리고 충남에 이어서 각 시도군구의 인권조례와 학생인권조례를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운동으로 우익 전반이 힘을 못 쓰는 형국이라, 이런 시도가 대중에게 광범하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라는 기회를 이용해 기독교 우익들이 동성애 혐오 선동을 하고 있고, 이것이 주류 보수 우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한편, 지방선거에서 정의당·민중당·노동당 등 노동자 진보 정당들은 모두 인권조례 제정,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동반자관계인증제 도입 등 성소수자 옹호적 공약을 제시했다.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노동자 진보 정당들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