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 파업 농성 현장:
높은 투지를 보여 주고 있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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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대구가톨릭대병원 파업이 17일째를 맞이했다.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최근 병원 측을 압박하기 위해 천주교 대구대교구 앞에서 시위와 행진을 하는 등 병원 바깥 투쟁도 병행하고 있다.
여전히 무더운 날씨에도 노동자들은 햇볕이 내리쬐는 병원 터 일대를 행진하면서 구호를 외쳤다. “임금 20퍼센트 인상하라!”, “인력을 충원하라!”, “시차근무(유연근무제) 폐지하고 주5일제 쟁취하자!”
정해진 구호 선창자 없이도 곳곳에서 구호를 외쳤다. 노동자들은 그간 받았던 설움과 분노를 병원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했다.
노동자들은 재기 넘치는 구호도 외쳤다.
“임금 20퍼센트 못 받겠으면, 200퍼센트 함 해볼래!”, “노동자가 침묵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건물은 2000년대, 임금은 1980년대”
노동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사복을 입은 한 노동자가 파업 대열에 합류했다. 노동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한 노동자가 말했다.
“비조합원이 일하다 나와서 파업에 동참한 거예요. 정말 대단합니다!”
그는 조합원들이 입고 있는 핑크색 옷으로 갈아입고 대열에 합류했다.
하루 투쟁을 마무리하는 집회에서는 노동자들의 살아 있는 투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한 조합원의 발언에 노동자들의 큰 박수를 보냈다.
“저는 여기가 진짜 가톨릭 재단인지 묻고 싶습니다. 가톨릭의 정의가 570억 비자금을 만드는 일입니까? 가톨릭의 정의가 신부·수녀 가족 친척이면 개나 소나 다 낙하산으로 취직시켜주는 것입니까? 이게 정의가 맞습니까? 이게 정의라면 지나가는 개한테나 주십시오!
“5.5퍼센트 월급 인상은 당신들이나 하시고 교구에는 하루 4천만 원 정도의 돈을 보내면서 성과급 120만 원 줘 놓고서는 그게 뭐 억수로 엄청나고 대단한 것처럼 기본급에 넣었다가 뺐다가 아주 지랄들을 하고 계시는데 진짜 쪽 팔리게 그러지 맙시다.
“최소한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고 가톨릭의 정의가 여기서 새롭게 태어나고 진짜로 서로 도울 수 있는 그런 병원으로 만드는 그 날까지 끝까지 투쟁합시다!”
한편, 이날 대구가톨릭대병원 파업을 지지 기사를 1면에 실은 〈노동자 연대〉 신문도 현장에서 판매됐다. 한 노조 간부가 연단에서 신문을 홍보해 줬고 한 활동가는 판매대 주변에서 동료들에게 권하며 판매를 도와주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노동자연대 회원들의 연대를 기억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꽤 많은 노동자가 신문을 샀다.
노동자들은 다음 주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며 해산했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된다. 이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