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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앞둔 이란 난민 청소년:
친구·교사들이 함께 난민 인정을 촉구하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 중학교 학생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이란 친구’ ㄱ(15)군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조승진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중학교 3학년 이란 학생을 돕기 위해 같은 학교 학생들과 교사가 다시 한번 발벗고 나섰다.

10월 3일 학생들 20여 명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학생에 대한 공정한 심사와 난민 인정을 촉구했다. 이어서 팻말 시위도 벌였다. 이란 학생은 10월 5일 재신청한 난민 심사의 첫 번째 면접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이란 학생의 난민 인정을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을 올렸고, 최악의 폭염 속에서도 학생·교사·학부모 50여 명이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한국에서 개종한 해당 학생과 그 아버지는 이란에서 종교를 이유로 박해를 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2016년 난민 신청을 했다. 그러나 한국 당국은 난민 인정을 거부했다. 나이가 어려 종교적 정체성을 가지기 어렵고, 이란 당국이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한 것이 없어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이란 학생은 친구들과 교사들의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지난 7월 19일 난민 지위 재신청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구가 대독한 편지를 통해 이란 학생은 난민 불인정 이유들을 반박했다.

“주목할 만한 활동이 있든 없든 박해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 사람의 목숨을 운에 맡길 수 있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난민 인정에 인색한 정부의 태도는 난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이란 학생을 돕고 있는 오현록 교사는 이란 학생이 “지난번 심사 때 너무 힘들었어서 심사장에 들어서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출국예정일이 10월 16일로 다가온 것도 이란 학생을 더욱 불안하게 할 것이다.

10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한 중학교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난민 심사를 받게 된 ‘이란 친구’ ㄱ(15)군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조승진

친구들은 성명서를 통해 “오늘 저희의 이 시위를 우리 친구가 심사장에서 꼭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긴장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훌륭한 심사를 하고 돌아오기를 바랍니다”며 이란 학생을 응원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란 학생과 친구였다는 박지민 군은 심사관에게 “당신의 판단과 결정에 한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다고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서신을 보내 “강제로 출국된다면 매우 심각한 생명의 위험이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공정한 심사를 촉구했다.

학생들은 성명서와 이란 학생의 편지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난민 인정이 더 어렵도록 난민법을 개악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이란 학생과 같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난민 인정을 거부하는 사례들을 더욱 양산할 것이다.

정부는 이란 학생과 그 아버지를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기자회견을 마친 한 중학교 학생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이란 친구’ ㄱ(15)군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조승진
기자회견을 마친 한 중학교 학생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이란 친구’ ㄱ(15)군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조승진
10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한 중학교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난민 심사를 받게 된 ‘이란 친구’ ㄱ(15)군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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