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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씨 49재 :
문재인 정부는 정규직 전환 요구에 냉담하다

어제(1월 27일) 발전소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49재가 열렸다. 고인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차가운 냉동고에 누워 있다.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하는 것들을 무엇 하나 이룬 게 없는 실정[이다.]”(고 김용균 씨 어머니)

권력자의 자식이 아니라서 죽어서도 차별받는 현실에 고인의 어머니는 분노했다. “너무도 억울하고 분한 마음 내가 죽는 날까지 자본가를 원망하고 이 나라를 원망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유가족과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의 요구에 냉담하다.

문재인은 1월 25일 청와대로 양대 노총 위원장을 초대했다. 민주노총은 보도 자료를 통해 문재인이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향에 대해서는 분명히 의지”를 밝혔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노총 보도 자료 발표 뒤에 나온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의 면담 브리핑 내용에는 그 부분이 없다. “두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고(故) 김용균 씨의 장례를 설 전에 치를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정규직 전환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양대 노총 위원장의 요청이 있었음을 전할 뿐이다. 이 요청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은 없다. 이날 대화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으로부터 경사노위에 들어오라는 것 말고 알맹이 있는 답을 전혀 듣지 못했다.(이에 대해서는 ‘양대노총 위원장-문재인 면담 사회적 대화가 ‘답정너’일 것임을 보여 준 만남’ 기사를 읽어 보시오.)

사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안과 방향을 미리 설정해 진행하는 것은 일관되게 피해 왔다.

이를 잘 보여 주는 것은 1월 18일에 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공동으로 발표한 입장이다.

①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특별산업안전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고, 위원은 관계전문가와 유족·시민대책위가 추천하는 전문가 및 현장노동자 등으로 구성,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 관계자도 참여

② 정규직 전환: “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경상정비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굵은 글씨는 인용자의 것)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 대책인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은 “전환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한다. 1년 반 동안 끌어 온 기존 입장이다.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지금 누더기가 되고 꽉 막혀 있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 파급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돈 안 들이고 말로 때우는 개혁’을 고수한다.

사유재산

노동부·산자부의 1월 18일 발표에 이어 발전 5사가 1월 23일부터 (고 김용균 씨가 일하던 업무인) 연료·환경설비 운전 통합 노사전협의체를 시작했다. 경상정비를 뺀 것이다.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동안 정비를 뺀 운전 부분만 노사전협의체를 진행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발전 5사가 이렇게 운전과 정비를 분리한 것은 노동자들을 이간하려는 술책이다.

발전 5사는 운전은 용역파견이고, 정비는 민간위탁이므로 두 업무를 분리하여 논의하자고 한다. 그러나 억지다. 어제는 정비를 하던 노동자가 오늘은 운전 업무로 발령 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논의에서 운전과 정비를 나누는 것은 “말 같지도 않다”고 반박해 왔다. 공공운수노조가 이번 발전 5사 통합 노사전협의체에 참여를 거부한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전체는 고사하고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조차 “의지”가 없다.

국무총리 이낙연은 1월 23일 고 김용균 씨 빈소에 조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발전소 업무 중] 민간에 넘어간 부분은 [정규직화를 하면] 또 다른 피해가 생긴다”, “누군가는 도산하고 누군가는 직장을 잃을 수 있[다.]”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민간 자본가들의 이윤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이익보다 기업주들의 사유재산 보호를 더 중시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결국 대중 투쟁을 통해서만 정부의 기업 우선 정책에 도전할 수 있다. 1월 25일 양대 노총 위원장과 문재인 면담이 보여 준 결론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1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하고, 김용균 씨 사망 문제와 최저임금·탄력근로제 개악 문제를 결합시키는 대정부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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