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오전 11시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간섭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중공동행동,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노동자연대 등 노동·사회단체와 민중당, 정의당 서울시당, 정의당 국제연대당원모임 등 진보 정당들을 포함해 30여 단체가 이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를 지원하며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획책하는 미국의 제국주의 개입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도 아르뚜로 힐 삔또 대리대사 등이 기자회견에 와서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우선, ‘노동자연대’ 최영준 운영위원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의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규탄했다. 또, 미국이 “2000년대 남미 좌파 정부의 상징이었던 베네수엘라에서 현 마두로 정부를 제거하고 우파 지배를 공고히 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이에 동조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규탄했다.

한국진보연대 김병규 자주통일위원장은 “미 제국주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침략과 약탈 의도[를] … 너무도 뻔뻔하게도 숨기지도 않고 있다”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을 협박하는 것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 제국주의를 평화적으로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양심적인 민중들이 미국의 패권과 침공 정책을 규탄”하기 위해 연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중당 최나영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한 것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또, 최 대표는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민족이 결정해야 하듯,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을 결정하고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은 [미국과 친미 야당이 아니라] 오직 베네수엘라 민중에게만 있다”며 베네수엘라의 자결권을 옹호했다.

제국주의 간섭

이어서 발언한 정의당 서울시당 김종민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유엔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내정] 간섭을 행사하는 모습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국이 “약 40년 전 칠레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이번과 똑같은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군사 행동을 시도”했다며 그 제국주의적 본질을 폭로하기도 했다.

평등노동자회 허영구 대표는 “미국이 남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제국주의 침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300년의 [스페인] 식민 지배에 맞서 저항하고, 미국의 간섭 시도 속에서도 투쟁해 [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베네수엘라 민중이 투쟁에 나설 것을 믿고 지지한다”고 연대를 밝혔다.

정의당 국제연대당원모임 김지문 대표는 “자칭 ‘촛불혁명’을 통해 집권했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도 동참하고 나선”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제국주의 간섭이 있었던 “리비아·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의 현재 상황”을 보라며, 미국의 베네수엘라 내정 간섭 행위에 동조한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주권자전국회의 최병현 기획위원장 대독) 미국의 베네수엘라 간섭 규탄, 모든 제재 철회를 촉구했고, 베네수엘라인들의 자결권을 위한 투쟁에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3월 22일 긴급 기자회견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간섭을 규탄하는 첫 번째 성공적 행동이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개입에 대한 항의가 없다면, 미국은 앞으로 동북아시아 등 세계 다른 곳에서도 더욱 기고만장하게 공세에 나설 수 있다. 지금부터 항의 운동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밝힌 것처럼, 제국주의에 맞서 자결권을 옹호하는 국제 연대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