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작업’ 통제하려는 현대차 사측:
더한층의 노동 강도 강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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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 사측이 울산공장의 일부 부서에서 ‘두 작업’을 통제하고 있다.
두 작업이란 노동자들이 교대로 옆 동료의 일까지 한꺼번에 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현대차 노동자들이 피로 누적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고안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 울산 4공장은 1시간당 37.5대를 생산하는데, 이를 수행하려면 각 공정이 96초 안에 끝나야 할 정도로 바쁘고 힘들다. 그런데 ‘한 작업’을 하면 2시간에 한 번만 쉴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집중도도 떨어진다. 반면, 두 작업을 하면 1시간 동안 매우 바쁘게 일하더라도 나머지 1시간은 쉴 수 있다. 즉, 두 작업은 노동자들이 쉬는 시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사측은 10여 년 정도 된 두 작업을 가로막으며 한 작업을 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
늘 해 오던 방식을 버리고 하루아침에 바뀐 패턴으로 작업을 하게 된 노동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같은 사례로 징계를 받은 곳들도 몇 군데 있다. 그간 두 작업을 하면서도 이번 같은 일은 없었다.
사측은 품질 문제 때문에 두 작업을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된 신입사원을 포함해도 노동자들은 같은 일을 하루이틀, 아니 1~2년을 해 온 게 아니다. 품질을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히려 사측이야말로 품질을 악화시켜 자동차 안전을 위협하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 주말이나 명절 같은 연휴 때, 정규직 노동자들의 빈 자리를 미숙한 알바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공장은 ‘알바 천국’이 된다.
알바 천국
현대차 사측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위기감을 갖고 있다. 최근 중국 공장 일부를 폐쇄하기로 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그래서 국내 공장에서도 공격을 강화하려는 듯하다.
사측이 두 작업을 억제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를 발판 삼아 노동 강도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사측과 보수 언론들은 두 작업을 문제 삼으면서, 현대차 노동자들이 더 일할 수 있는데도 일하지 않아 생산성이 낮다고 비난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공격을 매년 임단협 전에 있는 의례적인 일로 보고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이번처럼 두 작업을 하는 노동자를 징계까지 하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측이 노동자들을 통제하고자 한다면, 우리 노동자들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부·사업부 집행부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방식을 처참히 내주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지부 집행부가 사측의 생산성 높이기에 협력적인 것은 문제다. 지난해 지부 집행부는 사측과 라인 가동 중지를 최소화하는 합의도 했다. 이로 인해 안전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는데 말이다.
사측에게 쉽게 내준 것을 되찾아 오기란 매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하자! 지금의 공격을 지나가는 소나기로 여기고 지켜만 볼 일이 아니다. 당장 우리 부서에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한 부분이 뚫리면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 사측의 부분적인 두 작업 통제에 현대차 노동자들이 모두 단결해서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