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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시철도 노동자:
최소 인력과 최저 임금으로는 안전한 개통도 어렵다

7월 27일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이 인력 충원, 임금 인상, 안전한 개통을 위한 노·사·정·시민 공동 점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시와 서울시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무인 운전 방식의 경전철이다. 김포시는 서울교통공사에 김포도시철도의 운영을 위탁했다(개통 후 5년). 서울교통공사는 김포골드라인운영㈜이라는 자회사를 세워 재위탁했다.

김포시는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위탁 업체를 선정했고, 서울교통공사는 예정 가격(1183억 원)보다 14퍼센트 이상 낮은 금액(1013억 원)으로 운영권을 따냈다.

서울교통공사는 그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

노동자들은 인원이 부족해 제대로 된 3조 2교대 운영조차 어렵다고 호소한다. 임영범 김포도시철도지부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인원이 부족해서 휴가, 병가 등으로 1명이 빠지면 주간근무자가 쉬지도 못하고 야간근무까지도 해야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인원이 부족하여 현장에서 혼자서 근무해야 될 상황도 있습니다. 만약 긴급한 상황에서 나홀로 작업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안전사고 문제가 걱정됩니다.”

최저 수준의 임금을 강요받고 퇴사도 잇따르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평균 연봉은 3100만 원으로 같은 일을 하는 모회사인 서울교통공사 평균 연봉(6700만 원)의 절반도 안 된다. 6급 사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시급보다 고작 250원 많은 8600원이다. 명절수당을 비롯한 각종 수당도 없다. 진급도 퇴직자가 있어야 가능해서 10년 이상 같은 직급에 머무를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노동자들은 생계비가 부족해 투잡을 뛰기도 한다.

전국 최저 수준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안전과도 직결된다.

“시운전을 하고 있는데 [일부 운행 구간에서] 떨림 현상이 심한 차량들이 많이 있습니다. 반나절 만에 육안 검사로 차량 인수를 끝냈는데, 차량 문제인지 선로 문제인지 아직 밝혀진 건 없습니다. 그런데 탈선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개통 전에] 점검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이재선 김포도시철도지부장)

최소 인원 때문에 모든 역사는 1인 근무로 이뤄지는데, 이 역시 승객들의 안전과 양질의 서비스를 저해한다.

이러한 열악한 현실을 바꾸고자 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에 노조를 결성하고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철도 개통 전에 노조가 설립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만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높은 찬성률(92퍼센트)로 나타났다.

도시철도 개통 전에 노조가 설립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 ⓒ신정환

불만

노조는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 김포골드라인운영과의 논의 결과에 따라 집회와 파업 등 투쟁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포시와 김포골드라인운영은 노조가 “사적인 이익을 내세우”며 “시민과의 약속을 져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 등의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정하영 김포시장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선 개통에 힘을 실어 주고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소”하자며 노동자들에게 양보를 압박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인력 충원과 동종 기관 수준의 임금 인상은 김포도시철도의 안전한 개통과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꼭 필요하다.

서울교통공사는 그동안에도 자회사 뒤에 숨어서 책임을 회피해 왔다. 그간 서울교통공사는 김포골드라인운영뿐 아니라 서해선, ENG 등 6개의 자회사와 기업 내 기업 형식(CIC)으로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효율을 우선시하며 적은 인력과 낮은 임금을 유지해 왔다.

따라서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다. 비슷한 조건에 놓인 다른 경전철 노동자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다.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처우로, 김포도시철도의 안전과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김포시와 서울시교통공사다.(그리고 문제가 많은 자회사임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설립을 허용한 서울시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안전한 개통을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임금을 대폭 인상하라. 노조가 제안한 공동 안전 점검도 즉각 실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