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자들, 주주총회장 점거:
구조조정 위한 법인 분할에 반대하는 것은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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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법인분할에 맞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주주총회 예정 장소인 울산 한마음회관을 점거했다. 5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법인 분할’이 통과되는 걸 막으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은 현중 사측의 대우조선 인수 합병(민영화)의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이다. 사측은 이 법인 분할에 따라 한국조선해양(가칭)이라는 지주회사를 만들고, 생산 공장을 자회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로 만들려 한다.
또한 사측은 자회사 현대중공업에 막대한 부채를 떠넘기고 수익만 지주회사가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려한다. 그러면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압박에 강력하게 시달리게 될 것이다.
2017년에도 현중 사측은 기업 분할(1개→6개)을 했었다. 그 뒤로 한 조선소 안에서 회사를 달리해 차등 처우로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며 구조조정을 해 왔다. 당시 기업 분할 때에도 노조는 이에 반대하는 파업을 했었다. 사측은 당시 주주총회장에서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경찰과 용역깡패를 동원해 막았다.
주총이 열릴 건물 점거를 불사하며 법인 분할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이유다. 비록 주총 당일 사측이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열 수도 있겠지만, 노동자들은 사측 뜻대로 되도록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투지를 강력하게 표출한 것이다.
지금 점거 참가 조합원들은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점거를 유지하고 있다. 건물 바깥에서도 조합원들이 사측과 경찰의 침탈에 대비해 철야 농성을 한다. 점거 농성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결의가 강하다. “이번만큼은 꼭 죽기 살기로 분할을 막아야 합니다.”
한통속
노동자들은 법인 분할을 막으려고 이미 부분 파업과 상경 투쟁 등을 벌여 왔다. 5월 16일부터 시작된 부분 파업의 수위를 이번 주에는 올릴 계획이다. 7시간 파업(27일)에 이어 28일부터 31일까지는 전면 파업을 벌인다. 최근 파업 집회에 노동자들이 3000명 넘게 모인다. 수년 만의 일이다.
이에 대응해 사측은 불법 파업 운운하며 징계 협박을 했다. 27일 현중 노동자들이 한마음회관에 갔을 때에도 사측은 목판으로 이미 건물을 봉쇄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이 주주총회를 방해할까 봐 주총에 대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도 냈다. 울산지법은 이 가처분신청의 일부분을 인정했다. 주주총회 당일에 주총장 입구를 막거나 인근에서 소음을 일으키는 등 노동자들이 항의를 하면 건당 5000만 원씩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 민영화를 주도하는 문재인 정부도 사측과 한통속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경찰은 5월 22일 서울 상경 집회에서 벌어진 충돌을 빌미로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을 수사하겠다고 했다. 27일에도 노동자들이 점거한 한마음회관 인근에 경찰 버스들이 몰려와 노동자들을 위협했다.
수년간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해 온 사측이 정부(경찰), 법원과 한통속이 돼 노동자들의 정당한 항변을 입막음하려는 것이다.
이런 행태들을 보며 한 노동자가 분노해 말했다. “이게 문재인이 말한 ‘노동 존중’입니까?”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을 낳을 법인 분할에 반대하는 투쟁은 정당하다. 현중 노동자들을 응원하자. 5월 30일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열리는 영남권 노동자대회에도 더 많이 참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