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무원 노동기본권:
ILO 권고도, 해고자 원직복직 약속도 외면하는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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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즉각 비준하지 않고,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한다. 게다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안을 포함한 각계 의견을 수렴해 보완 입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비준은 거부한 채 국회로 공을 떠넘긴 것이다.
정부는 ILO 핵심협약에 해당하는 노동기본권도 인정하지 않고, 전교조 법외노조도 철회하지 않은 채 노동계 요구를 반영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는 노동부 공문 한 장이면 해결될 텐데 말이다.
지난 5월 15일 국회토론회에서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교사·공무원은 노동3권은커녕 “노동0.5권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실제로는 0.25권에 불과하고, 단체행동권은 아예 0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ILO는 한국 정부에게 결사의 자유에 위반되는 공무원노조법을 개정하라고 십수 번 권고했다. 또, 정치 활동이나 법외노조를 이유로 해고된 조합원의 원상 회복을 권고했다.
정부가 사회적 대화 운운하며 질질 끌다가 국회로 떠넘긴 것이 위선적인 이유다.
사기극
현재 민주당은 ‘공무원노조특별법’ 개정안으로 경사노위 공익위원안에 기초해 한정애 의원안을 발의했다. 이 안에는 노조 가입 허용 기준에서 직급 기준(현행 6급 이하) 삭제, 퇴직한 공무원의 노조 가입 허용, 소방공무원 노조 설립 허용 등이 있다.
그러나 한정애 안은 문제가 많다. 직급 기준은 삭제했지만, 여전히 직무에 따른 단결권 제한이 지나치게 넓어서 현행과 별 다를 바 없을 정도다. ILO는 “업무 및 기능과 무관하게 아무런 예외 없이 모든 직급의 공무원이 노조를 결성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하는데, 이조차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것이다. 소방공무원 노조도 설립만 허용할 뿐 다른 노동기본권 보장은 없다.
한정애 안은 해고자를 조합원으로는 인정하지만 해고자가 노조 간부로 출마할 수 없게 제한한다. 결사의 자유 원칙에 위배된다. 이는 그간 투쟁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해고된 조합원들이 노조 간부직을 맡지 못하게 해,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술책이다.
또한 파업, 태업 등 일체의 쟁의행위와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개선도 포함하지 않았다.
지금도 공무원 해직자 136명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여당 의원인 홍익표가 해고자 복직 특별법안을 발의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은 “불법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전공노 조합원을 복직”시키는 것이라며 악다구니를 부린다.
그러나 홍익표 안은 해직 기간 중 극히 일부만 경력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사실상 신규채용 안과 다름없다. 노조의 요구인 원상회복과는 한참 동떨어진 안이다. 그런데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도 이 안에 부정적이다.
정부는 이런 국회에 ILO 핵심협약 비준을 떠넘긴 것이다. 게다가 국회에는 핵심협약 비준을 사실상 무력화시킬 개악안이 제출돼 있다. 해직 공무원의 원직복직도, 교사·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인정도 한사코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사기극’에 맞서 흔들림 없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6월 1일 ‘ILO핵심협약 비준 촉구 공동행동의 날’ 참가를 호소했다. 이는 노동기본권 쟁취,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