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들이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북한과 미국 사이에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아직 실무협상은 날짜도 잡히지 않았다.
7월 16일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8월에 열리는 한미연합훈련인 ‘동맹 19-2’를 격하게 비난했다. 이것이 약속 위반이며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라는 것이다. “합동군사 연습 중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에서 직접 공약하고 판문점 수뇌 상봉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국]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였다.]”
북한은 미국이 약속을 위반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지속한다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문재인은 판문점 회동으로 북·미 간 적대관계가 종식됐다고 선언했고, 일각에서는 판문점 회동이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까지 추켜세웠다.
그러나 그 뒤의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 북·미 실무 협상 개시에 필요한 의견 접근이 원활한 것 같지 않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초 북·미 회담을 실패케 한 기존 견해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미국의 실무협상 재개 제안에 응답하지 않는 듯하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반발에 개의치 않고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도 이에 반대할 것 같지 않다.
이런 상황은 6월 말 트럼프 방한에 항의한 운동의 주장이 옳았음을 보여 준다. 미국 제국주의가 외교 합의를 지켜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