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법원 판결보다 못한 기아차 불법파견 시정명령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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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우롱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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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 기아자동차 사장 박한우가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이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만 따져도 10년이 넘었는데, 고발장을 접수한 지 4년 만에 직접생산 공정의 불법파견에 한해서만 문제 삼았다.
이에 기초해 노동부 경기지청이 곧 불법파견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 대상은 기아차 화성공장의 860명이고, 그중 이미 여러 손해를 감수하고 특별(신규)채용된 이들과 60세 이상자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170여 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대상자 수준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2년 넘게 외면하다 이제야 내놓은 계획이 그동안의 법원 판결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노동부에 시정명령을 요구해 온 지 1년이 넘었는데, 기아차 화성공장으로만 국한한 것도 문제다.
직접생산 공정만을 대상으로 하니, 당장에 많은 노동자들이 제외된다. 예컨대, 특별채용 과정에서 일하던 공정에서 쫓겨나 공장 밖 물류회사로 밀려난 수백 명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제외된다. 공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식당·청소 노동자들도 그런 경우다.
이제라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마땅한데, 노동자들의 울분과 피눈물은 아랑곳 않고 정부가 오히려 불법파견 인정 범위를 오히려 좁히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법원 판결이 불법파견으로 인정하는 범위가 점점 넓어져, 간접부서, 2차 하청까지 포함됐다. 물론, 법원 판결도 식당·청소·경비 등의 업무를 배제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노동부는 누더기 불법파견 시정명령으로 노동자들을 우롱하지 말고,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을 정규직 전환하라고 명령해야 한다.
김수억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이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20일 넘게 단식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조들은 8월 20일 부분 파업을 집회를 연다. 생산 현장에서의 파업·시위를 확대하고 연대를 더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정규직 활동가들이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