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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 노동개악 비상
법안 통과 전부터 개악 추진 중, 실질적 저지 위한 투쟁해야

상여금 강탈도 모자라 과로사 하라고? ⓒ이미진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8월 27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9월 정기국회에서 중점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해 힘쓰기로 했다.

당정청은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산업육성특별법을 비롯해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한 지원을 강조했다. 동시에 “민생법안” 처리가 더는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제도 개악, 노동법 개악 등 노동자 등골 빼는 법안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깊어지는 경기 침체에 대응해 친기업 반노동 정책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조만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2기도 출범시킬 계획이다. 지난 상반기에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에 반발했던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를 해촉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재구성하겠다는 의미이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를 경사노위에 참여시켜 양보를 끌어내려는 구상이 뜻대로 안 되자 그동안 내세워 온 “노동 존중”을 쓰레기통에 처넣은 것이다.

물론, 지금 조국의 인사청문회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다.(관련 기사 4면을 보시오) 선거법 개정을 두고도 갈등이 심하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제 위기로 돈벌이가 어렵다고 아우성인 기업주의 이익을 확고히 지키겠다는 데서 한통속이다. 자유한국당은 한술 더 뜬 개악안들을 내놨다.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당내에 ‘강성귀족노조 개혁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이권·주도권을 둘러싸고 대립하더라도, 노동개악 법안은 쉽게 처리될 수 있다. 그동안 치열한 정쟁의 와중에서도 최저임금법이 개악되고 노동시간 단축이 누더기가 돼 온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법 통과 이전부터 추진되고 있는 개악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이미 노동개악을 착착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일 갈등을 빌미로 민족주의를 내세워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 특별연장근로 허용: 7월 중순부터 정부는 “수출 규제 품목 국산화”를 지원하겠다며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했다. 사용자 마음대로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기계·화학 등으로 대상 업종을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 재량근로시간제 안내서 발표: 7월 말 정부는 재량근로제 활용을 적극 권장하는 안내서를 제작·배포했다. 말로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준다지만, 실제로는 노동시간에 대한 법적 제한 없이 일을 시키고 연장근로 수당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 안전규제 완화: 8월 5일 정부는 화학물질에 관한 안전 규제를 완화했다. 공정안전보고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안전인증 등 심사에 걸리는 기한을 줄이고 인허가 절차를 단순화해 준 것이다. 산업 경쟁력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노동개악과 각종 규제완화에 시동을 걸자, 기업주와 보수 언론들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날뛰고 있다. 민주당도 원내수석부대표 이원욱이 주 52시간제 도입을 아예 연기하자는 법안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노동운동이 최대한 힘을 집중해 노동개악에 맞서 저항하는 것이다. 그동안 봤듯이, 국회 본회의 일정에 맞춰서 그때 가서 총력 투쟁을 하겠다는 것으로는 개악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

민주노총은 11월에 가서 사회대개혁 총파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당면 노동개악에 맞서 지금부터 대정부 투쟁을 단단히 조직해야 한다. 톨게이트 투쟁 등에 연대를 조직하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연결시켜 대정부 항의로 확대해야 한다.

현대차지부 집행부의 반일(反日) 경쟁력 협조 약속 유감

최근 현대차지부 집행부가 한일 갈등 상황에서 국내 산업-기업의 경쟁력 회복에 협력하겠다며 무분규 잠정합의를 한 것은 큰 잘못이다.

다음날 집회에 모인 현대차그룹 계열의 부품사 노동자들은 “현대차지부가 우리를 힘 빠지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보수 언론은 조선업 노동자들에게도 위기에 파업 말고 현대차지부를 따르라고 압박했다.

노동운동은 한일 갈등을 빌미로 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자 투쟁 자제 요구에 협조해선 안 된다. 정부의 한미일 동맹 노선과 함께 노동자 희생 강요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전교조 합법화 이유로 노동법 개악 수용 안 돼

문재인 정부는 ILO협약 비준을 빙자해 하반기 국회에서 노동법을 개악하려 한다. 노동자들의 오랜 염원인 노동기본권 보장은 미흡하기 짝이 없고, 도리어 사용자 측의 요구인 사업장 점거 금지, 단협기간 연장 등을 포함시켰다.

그런데 전교조의 법외노조 신세를 면하려면 불가피하게 정부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거나 적어도 반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일부 노조 지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그러나 부문의 이해를 앞세워 전체 노동계급에 해로운 개악을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전교조의 좌파 활동가들은 “전교조 합법화와 정리해고·파견근로 제도를 맞바꾼 1998년의 경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옳게 지적한다. 게다가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파업권 약화는 교사·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도 제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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