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어회화전문강사 투쟁:
노옥희 ‘진보교육감’은 명절휴가비 지급 약속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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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울산지부 영어회화전문강사 노동자들이 9월 3일부터 노옥희 울산교육감에게 명절휴가비 지급을 요구하며 교육감실 앞에서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도 제외돼 여전히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몇 년을 일하든 “월급은 항상 새내기 월급”이라 노동자들은 사실상 임금이 삭감돼 왔다고 말한다.
교육공무직으로 인정받지 못해 다른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수당과 상여금도 온전히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영어회화전문강사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학교 비정규직에게 지급되는 공통 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해 왔다.
울산 영어회화전문강사분과는 지난 몇 년간 조직을 확대하며 조건 개선을 위한 활동을 벌여 왔다. 올해부터 급식비 13만 원을 받게 됐다지만, 명절휴가비를 받지 못해 “학교 단체톡으로 명절비가 지급된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소외감과 박탈감이 컸다.”(문정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울산지부 영어회화전문강사 분과장)
현재 교육청 17곳 중 영어회화전문강사에게 명절휴가비를 주지 않는 곳은 울산, 제주, 대구, 경북뿐이다. 그래서 울산 영어회화전문강사 노동자들은 올해 5월 초에 명절휴가비 지급(1년 100만 원)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였다. 당시 노옥희 교육감은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찾아와 올해 추석부터 명절휴가비를 지급하겠다고 구두 약속을 했다.
그러나 추석이 다가오는데도 울산교육청이 명절휴가비 지급 계획을 내놓지 않자 노동자들은 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노옥희 교육감은 발뺌하며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
문정임 분과장은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노옥희 교육감을 규탄했다.
“우리는 투쟁을 통해 성과를 내어 다 감동하고 눈물 흘리고 축하하고 난리가 났었어요. 여름방학 전에 교육감이 약속한 것을 공문으로 내려 달라 요청을 했어요. 그랬더니 교육청에서 ‘우리는 약속한 것 없다’는 거예요. [울산교육청은] 집단교섭이 진행 중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교섭 결과를] 따라야 하므로, 중간에 [돈을] 쓸 수 없다’는 거예요.”
울산 영어회화전문강사 농성 2일차인 9월 4일에는 울산교육청 주차장에서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가 주최한 연대 집회가 열렸다. 울산대병원 청소노동자 40여 명이 전세버스를 대절해 한걸음에 달려 왔고, 울산 경동도시가스 안전점검원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화물연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등 여러 노동자들이 연대했다.
노동자들은 ‘진보교육감’이라는 노옥희 교육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가볍게 무시하는 것에 대해 성토했다.
“총선 때마다 지지해 왔던 그분[노옥희 교육감]을 어제 내 마음에서 떠나 보냈습니다. 더 이상 지지하지 않겠습니다. 싸울 것입니다. 연대할 것입니다.”(안현이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울산지부 부지부장)
“저희하고 진보적으로 나아가 보자고 찍어 달라고 해서 찍어 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고 교육감이 됐습니까? [비정규직의] 설움을 누구보다 아는 처지에 있던 분이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이점자 의료연대본부 울산민들레분회장)
울산 영어회화전문강사 노동자들은 명절휴가비를 줄 때까지 교육감실 앞에서 농성을 하겠다고 투지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영어회화전문강사 전원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고는 처우 개선조차 해 주지 않아 여전한 고용 불안과 열악한 처지로 내몰아 왔다. 이런 정부와 교육감들에 노동자들이 상당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영어회화전문강사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