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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영어회화 전문강사 투쟁:
12년째 공교육에 힘써도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8월 5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영어회화전문강사분과는 조합원 해고 문제로 이재정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교육청은 면담 요구를 묵살했을 뿐 아니라 경찰을 불러 교육청 안에 있던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이하 영전강)을 쫓아내고 청사 문을 걸어 잠갔다.

경기지부는 즉각 항의하고 그 자리에서 밤을 새웠다. 8월 6일, 교육청은 한술 더 떠 “무단점거”, “불법행위” 운운하며 즉각 퇴거하라는 공문을 보내 노조를 협박했다. 진보교육감을 자처해 온 이재정 교육감이 영전강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나선 것이다.

6월 25일에 열린 고용안정 쟁취 총력투쟁대회 ⓒ출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처음 영전강 제도가 시행될 때 정부는 “정년 보장”을 내세우며 노동자들에게 생색을 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고, 같은 학교에서 4년을 근무하면 신규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나마도 ‘사업 종료’ 등으로 TO가 사라지면 “휴지처럼 버려지는” 처지다. 도입 초반 전국적으로 6200여 명 가까이 되던 영전강은 현재 2200명 남짓만 남아 있다.

보통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는 기간제법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초중등교육법을 근거로 영전강들에게는 기간제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4년마다 영전강 대량해고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 8월과 내년 2월이 바로 그 시기이다. 2009년과 2010년에 대거 임용된 1기 영전강의 계약 만료 시점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분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며 당선했지만, 2017년 9월 영전강을 포함한 강사 직종을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시키며 영전강들의 고용 안정 바람을 내팽개쳤다.

이번에 해고된 경기도 영전강도 같은 학교에서 8년간 근무한 뒤 신규 채용 시험에 응했지만, 학교 측은 ‘합격자 없음’ 처리하고 사업을 종료해 버렸다. 얼마 전 광주에서는 12년을 근무한 영전강이 임신 중에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예산 삭감

특히 최근 상황은 더 우려스럽다. 교육부 관계자들이 2023년부터 영전강 사업 관련 특별교부금(영전강 예산의 20퍼센트)을 아예 없앨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2월에는 그야말로 영전강 대량해고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진보교육감들도 영전강의 바람을 외면하고, 정부 정책에 맞춰 영전강 해고를 추진하고 있다. 영전강의 사용자는 학교장이니 교육청과 무관하다고 발뺌하면서 말이다. 몇몇 교육청은 정부의 특별교부금이 사라지면 영전강 제도를 아예 폐지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영전강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제도로 고용된 영전강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희생자일 뿐 그 정책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미 수년간 학교 교육을 담당해 온 영전강의 고용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정부는 조만간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하면서 비정규직 강사를 양산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비정규직 양산을 막고 비정규직 제도를 폐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재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고용 불안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을 지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