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2021년까지 F-35A 전투기 40대를 수입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최근 정부는 40대 외에 20대를 추가 구입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중 일부가 지난 3월부터 청주공군기지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 스텔스 전투기 보유국이 됐다.
F-35A의 비용은 실로 엄청나다. 한국은 대당 1200억 원 정도에 도입 계약을 맺었다.
F-35A는 북한 미사일을 사전 탐지해 추적·파괴하는 킬체인(전략표적 타격)의 핵심 전력이다. 그래서 북한은 남한의 F-35A 도입에 크게 반발한다. 북한은 최근 잇달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F-35A 정비를 국산화하자고 주장했다(민·관·군 항공정비산업 추진). 김 의원은 항공정비산업의 거점으로 청주공항을 지목했다. 청주는 김 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 예정 선거구(상당구)가 있는 곳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청주공항이 F-35A의 모 기지라는 점이다. 따라서 김 의원의 주장은 F-35A 도입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충북 지역의 F-35A 도입 반대 운동 진영은 김종대 의원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억을 환기시키면, 정의당도 박근혜 정부 시절(2014년 구매 계약 체결)에는 비용이 막대하고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이유로 F-35A 도입을 반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종대 의원은 정비를 국산화하면 국부 유출을 막고(F-35A는 일본에서 정비한다) 일자리를 1만 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익 논리와 일자리를 앞세워 한국의 군비 증강을 용인하는 주장이다.
사실, 그동안 정의당 지도부는 한국의 군비 증강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정의당 정책위와 김종대 의원은 정부의 2019년 국방예산안을 다음같이 지적했다.
“국방예산의 증가가 국방력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꼽아지고 있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2019년 정부예산안에 대한 정의당 심사 방향)
또, 남북 대결과 긴장이 고조되면 정의당 지도부는 북한을 비판하고 남한 국가를 지지하곤 했다(조국 방위주의).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김종대 의원은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국의 군비 증강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을 키우는 (핵심은 아니어도 결코 만만찮은) 요인이다. 그리고 정의당이 강령에서 밝힌 목표이자 보통 사람들의 염원인 “평화로운 한반도” 건설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