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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퇴진 운동이 레바논을 뒤흔들다

레바논 시위대가 “혁명”을 외치고 있다. 시위대는 부패와 빈곤 종식, 그리고 정권 퇴진을 요구한다.

10월 17일(현지 시각) 레바논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는 하리리 정권 퇴진과 완전히 새로운 정치체제 수립 외에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한다.

혁명! 혁명! 정권 퇴진! 인구가 600만 명 중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레바논 ⓒ출처 hamzahawari(트위터)

정부가 왓츠앱 메신저를 이용한 음성 통화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시위를 촉발했다.

청년 실업이 심각하고 긴축 때문에 기초적 공공 서비스가 파탄 난 레바논에서 이 발표는 분노를 폭발시켰다. 정부는 재빨리 왓츠앱 과세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운동은 이미 요구를 그 이상으로 발전시킨 후였다.

사람들은 레바논을 지배하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면서 서민에게 경제 위기의 대가를 떠넘기고 있다고 규탄한다.

〈알자지라〉 뉴스가 인터뷰한 청년 시위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겐 미래도, 일자리도 없어요. 더는 참을 수 없어요.

“우리는 오랫동안 침묵했습니다. 이제는 입을 열 때입니다.”

피라미드

다른 시위 참가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정권을 피라미드 맨 위부터 쓸어버려야 해요. [총리] 한 명 퇴진시켜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이번 시위는 2005년 이후 규모가 가장 크다. 연령대와 상이한 배경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레바논 전역에서 거리로 나왔다.

정치 체제가 종교에 따라 나뉜 레바논[종파, 종단 별로 국회의원 수가 할당된다]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시위대는 불타는 타이어를 쌓아 도로를 봉쇄했고, 대통령 미셸 아운의 집무실을 포위했다.

10월 18일(현지 시각) 오후 경찰이 도로를 열기 위해 시위대를 공격했다. 시위대가 반격했고, 일부는 수도 베이루트의 부촌에서 상점 유리창을 부쉈다.

제국주의와 친서방 정부들에 저항하며 가난한 시아파 무슬림을 기반으로 성장한 정치 운동 헤즈볼라는 이 시위에 반대했다. 현재 헤즈볼라는 “국민적 단결” 연정의 핵심적 일부다.

헤즈볼라 사무총장 하산 나스랄라는 시위대가 요구하는 근본적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나스랄라는 정권 퇴진 요구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한편 친서방 정치인인 하리리 총리는 시위대에 공감하는 체했다. 하리리는 13조 원이 넘는 해외 투자를 장려할 “개혁”을 거부하는 정부 내 일부 세력 탓에 경제가 위기라고 주장했다.

10월 21일 정부는 일련의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치인 보수 삭감, 은행 수익에 대한 세금 인상, 사회 복지 예산 증액, 몇몇 부패 방지법 등이 그 내용이다.

그러나 이날 통과된 법 중에는 정부 지출 삭감 계획, 통신 산업 민영화 계획 등도 포함돼 있다.

대중 시위는 계속될 듯하다.

하리리가 개혁을 선언한 후에도 시위대는 베이루트에서 “혁명! 혁명!”,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다.

시위 참가자 중 한 명인 마야 므하나는 이렇게 말했다. “거리 시위를 계속할 겁니다. 저들 말을 한마디도 믿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