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2월 조기 총선 예정:
브렉시트에만 매달리는 정치권에 파열구를 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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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밤(현지 시각) 영국 하원에서 조기 총선안이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12월 12일 조기 총선 결정은 이번 주 안에 상원에서 추인될 듯하다.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는 이 총선에서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과 노동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영국 공식 정치는 지난 2년 동안 끝날 줄 모르는 브렉시트 위기와 의회 내 권력 게임에 빠져 지냈다. 이번 총선은 여기서 벗어날 기회다.
또한 [총리] 보리스 존슨과 보수당 정부를 퇴진시킬 기회이며, 대중의 진정한 변화 염원을 표현할 기회다.
브렉시트는 영국 정치가 150년 만에 맞은 최악의 정치 위기다. 이 위기 속에서 뼛속까지 영국 지배계급 정당인 보수당은 분열할 듯 보일 때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브렉시트는 끔찍히도 지루한 주제였다.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고리타분한 의회 운영 절차는 처음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통 이해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이는 정치란 의원들, 보좌관들, 이들을 보도해 주는 언론들 같은 전문가들의 일이라는 생각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노동당이 이런 판에 끼어 경합하려 든 것이 지지율에 전혀 도움이 안 됐던 것도 당연하다.
10월 29일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동당은 보수당보다 지지율이 평균 10퍼센트포인트 낮다.
옳게도 노동당 활동가들은 선거운동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17년 조기 총선도 보수당이 던졌던 승부수였음을 떠올려 보라. 당시에도 노동당은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지고 있었고, 보수당은 낙승을 확신했다.
하지만 오히려 노동당의 약진으로 보수당은 의회 다수당 자리를 잃었다. [이후 보수당은 연립 정부를 꾸려 지금까지 버텨 왔다.] 코빈을 끌어내리려 안달하던 노동당 의원들이 (잠시나마) 코빈 예찬자로 돌변했다.
노동당이 선거에서 참패하리라 예측했던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완전히 틀렸다고 시인해야 했다.
잠재력
총선에는 정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
선거 때가 되면 정치인들이 의회 안에서 무엇에 매달리는지가 더는 초점이 아니게 된다. 대신 정치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중시하는 문제에 관해 말하려 애써야 한다.
마침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정치에 참여할 ─ 매우 제한적인 ─ 기회가 열리고 우리를 지배하는 자들에 관해 말할 기회를 얻게 된다.
2017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성공을 거뒀던 것은, 당시 선거운동이 대담한 변화를 내걸고 자신감 있게 진행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노동당은 그저 보수당 심판만 말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영국 정치를 지배한 긴축·인종차별·전쟁 일체를 끝낼 기회라고 설득하고 다녔다.
노동당이 다가올 총선 선거운동에서 고만고만한 브렉시트 합의안 중 어느 당의 것이 가장 나은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는 재앙일 것이다.
그보다 노동당은 기후 위기를 저지할 분명한 전망을 선거운동에서 더 강조해야 한다.
또 냉동차 짐칸에서 [이주민] 서른아홉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종차별을 끝장내야 한다고, 그렌펠타워 참사에서 드러냈듯 평범한 사람들의 목숨이 더는 멸시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또한 공공 부문을 지키고,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선거운동이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로는, 의회 바깥에 있는 노동자 대중과 그들이 무엇을 하느냐가 진정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선거운동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