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의날 기념 학생·청년 홍콩 항쟁 연대 행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 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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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들이 서울 명동 소재의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 모였다. (스케치 영상, 연대 메시지 낭독 영상)
대학 시험 기간인데도 많이 모인 학생·청년들은 계속되고 있는 홍콩 항쟁을 지지하며, 시진핑·캐리 람 정부의 살인 진압을 규탄했다. 참가자 중에는 홍콩인, 중국 본토인, 프랑스인 등 외국인도 여럿 있었다.
이 집회는 12월 10일 세계인권의날을 맞아 홍콩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 발맞추어 동시간에 개최된 집회다. 12개 학생·청년 단체들이 이 집회를 공동 주최했다.
얼마 전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 이후 여러 언론들은 마치 홍콩 항쟁이 소강 상태로 들어갈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단견이었다. 홍콩 항쟁은 구의원 선거 승리 이후 얻은 자신감으로 항쟁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 또, 홍콩 항쟁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란의 일부이다.
역겹게도 시진핑·캐리 람 정부는 여전히 억압적 태도를 고수하며 홍콩 항쟁을 억누르려고 한다.
그렇기에 학생·청년들은 홍콩 항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시진핑·캐리 람 정부의 홍콩 항쟁 탄압을 규탄하기 위해, 중국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명동 일대를 행진한 것이다.
행진은 활력이 있었다. 중국 본토인과 홍콩인을 포함해 많은 외국인과 휴일을 즐기러 나온 한국인들이 북적이는 명동 한복판을 행진한 집회 참가자들은 “살인자 시진핑·캐리 람을 규탄한다”, “시진핑과 캐리 람은 실탄 발포 책임자를 처벌하라”, “구속된 시위대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많은 사람들이 행진을 사진에 담으며 관심을 보였다. 주먹을 굳게 쥐고 행진 대열에 응원을 보내는 외국인도 있었고, 행진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는 홍콩인도 있었다. 홍콩인 관광객 한 무리는 행진에 합류해 마무리 집회까지 함께했다.
집회에 참가한 홍콩 중문대 출신 유학생은 한국인들의 홍콩 항쟁 연대 운동에 고마움을 나타내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 말을 남겼다. “홍콩 사람들도 [박근혜 퇴진] 촛불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부라더니 홍콩 항쟁에는 침묵한다고 해서 실망스럽습니다.”
활력
집회 발언은 홍콩 항쟁과 한국의 여러 연대 운동 경험을 담았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한수진 학생은 톈안먼(천안문) 항쟁을 탱크로 진압했던 중국 정부가 홍콩 항쟁도 탄압하는 것을 비판했다. 칠레·볼리비아·수단·알제리 등지에서 불평등에 항의해 일어나는 전 세계적 투쟁들을 언급하며 홍콩 항쟁 또한 뿌리 깊은 불평등이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 항쟁은 계속될 것이고, 한국의 연대 운동도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민주 항쟁을 지지하는 연세인 모임’에서 활동하는 이란희 학생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님의 홍콩 항쟁 지지 메시지를 대독했다. 이란희 씨는 “이한열의 정신을 기억한다면 홍콩 항쟁을 지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홍콩 항쟁에 도움도 안 되는 위선자 트럼프와 살인자 캐리람을 비판했다.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장이자 ‘홍콩의 민주화와 함께하는 서강인’에 소속된 채성준 학생은 심각한 불평등에 대한 홍콩 대중의 쌓인 분노가 항쟁으로 터져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성준 씨는 세월호 참사 항의 운동, 박근혜 퇴진 촛불, 프랑스 노란 조끼 운동도 마찬가지 배경에서 일어난 운동들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대전시당 청년위원회 위원장 노종석 씨는 대전 지역 대학들에서 벌어진 홍콩 항쟁 연대 활동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목원대 당국이 ‘정치 활동은 안 된다’며 학생들이 부착한 대자보를 제거한 것을 규탄했다. 그는 이런 방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홍콩 항쟁 연대 활동을 벌이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집회를 바로 며칠 앞둔 시점에 광주 전남대에서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일에 대한 발언도 있었다. 바로 전남대에서 열리려던 홍콩 시민 초청 간담회가 주광주 중국총영사관의 항의로 돌연 장소 대관이 취소된 것이다.
김동윤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공동대표는 광주인권회의 간사 황법량 씨의 편지를 대독했다. 황법량 씨는 중국총영사관과 전남대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많은 사람들이 5·18을 기억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5·18 정신을 이어 홍콩 민주화를 지지해 달라는 호소에는 누구보다 먼저 도망가는 전남대의 구성원들을 보며 이들에게 5·18이란 그저 장식품에 불과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이날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도 홍콩 항쟁 연대 집회가 열렸다.
홍콩 항쟁은 끝나지 않았다. 홍콩 시민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살인적인 집값, 경제 불평등, 청년 실업 등 근본 원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원인들은 한국 사회에서도 서민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중요한 사회 문제들이다.
홍콩 항쟁은 정당하다. 한국에서도 홍콩 항쟁에 끝까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