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부터 3일간 파업을 벌인 부산지역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12월 26일부터 3일간 2차 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의 핵심 요구는 1차 파업과 마찬가지로 기본요금(임금) 1만 3000원으로 인상, 보험 단일화, 합류차 통합과 불공정 행위 철회 등이다.
전국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는 대리운전 업체 로지연합(친구넷, 손오공, 밴드드라이버)을 상대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로지연합은 “대리운전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1차 파업에는 1500여 명이 참여했다. 파업 첫날이던 월요일, 콜센터는 평상시와 달리 “비 오는 금요일”처럼 기사를 찾는 요청들로 분주했다.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로지연합은 1월 2일부터 콜 수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배차를 제한하는 정책(일명 “숙제”)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숙제” 폐지는 노동자들이 가장 원하는 요구 중 하나였다.
박재순 부산지부장은 파업 덕분에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노동조합의 존재가 알려졌고, 많은 대리운전 기사들이 스스로 노동자로 여기게 됐으며, 시민들도 대리운전 업체의 악행과 대리기사들의 어려운 처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1만 원어치 대리운전을 해도 노동자에게는 5000원밖에 안 남는 열악한 노동조건은 과속·과로를 부추겨 대리운전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게다가 출근비, 보험료 등등을 임금에서 제하고 나면 한 달에 150만 원도 손에 쥐기 힘들다. 최저임금 수준인 셈이다.
파업의 또 다른 요구였던 “대리운전 조례” 제정은 진행이 더디다. 조례에는 사측의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고 대리운전 노동자의 심야 이동권을 보장·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셔틀(심야 운송 차량) 준공영제 운영 비용, 전담 부서 미지정 등을 이유로 대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2차 파업은 로지연합의 콜을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방식이다. 파업 지속 기간은 3일이지만 최근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리운전 요청이 폭주하는 12월에 벌어지는 파업은 로지연합을 압박할 수 있다.
부산지부장은 2차 파업에도 사측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1월에는 지금보다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부산 대리운전 노동자 파업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바란다.